바다숲
김준호 지음 / 한평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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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숲 >
#김준호 #한평서재 #도서협찬

“ 그 질문의 대답은 네가 하여라.”

하늘에 대고 엿이라도 날려주고 싶다. 도대체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냐고 따져 묻고 싶다. 나는 왜 능력도 없고 돈도 없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남들 다 사는 나이키 운동화 하나를 못 신는가. 내 마음 하나 이해 하지 못 하는 부인은 오늘도 아무 말 없이 직장에 나가버렸다. 나를 무능하다고 무시하는 행동 같아서 마음이 썩 좋지 않다. 딸아이는 아침부터 뭐가 문제인지 말 한마디 없이 나를 쏘아보고는 학교에 가버렸다. 혼자 남은 집이 썰렁하다.

나의 무능함이 문제다. 내가 무능해서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거다. 아내가 그리고 딸아이가 그렇게 나를 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쉬는 날 같이 할 일도 없다. 스스로를 탓하기 바빠 하루하루 시간도 바쁘게 흐른다. 오후 햇살이 좋아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잠이 들었다.

이건 꿈이다. 이상한 꿈이다. 칠흑처럼 깜깜한 밤 나의 기억은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로 흐르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하염없이 어딘가를 떠다닌다. 어딘지도 모르는 깜깜한 곳을 하염없이 유영한다. 엄마품처럼 아늑하다. ‘아, 이런 엄마 뱃속이다.’ 뱃속의 나는 한 없이 평온하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아가야, 아빠야 아빠. 아빠 해봐.” 우리 아빠 목소리다. “ 당신도 참, 어떻게 아이가 아빠 해요.” 엄마다. 아빠는 엄마의 배를 문지르며 계속 아빠를 해보라고 한다. 기분이 좋다.

또다시 칠흑같이 어둡다. 잠시 어리둥절한 사이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일까? “ 남들 다 신는 그 운동화 하나를 못 사주는 게 마음이 아파. 그 녀석 말은 안 해도 얼마나 신고 싶었을까?” 천장을 쳐다보는 아빠는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엄마를 토닥인다. “ 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렇지 뭐,”더 볼 수가 없어 눈을 감아버린다. 또 어디든 날 데리고 가겠지.

벚꽃이 날리는 늦은 봄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다. 세상 어떤 어려움도 그녀와 함께라면 다 이겨낼 것 같았다. 세상에 늘 불평하던 나를 따뜻하게 안아 주던 사람이다. 꽃처럼 예쁘고 좋은 향기가 나던 사람이다. 곁에 있으면 절로 행복해지는 사람이다. 언제나 내가 최고라고 말해주던 사람. 그 생기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그 향기는 지금 어디로 다 증발해 버렸을까? 무표정한 얼굴로 변해버린 사람.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조금만 더 이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데 나를 또 어딘가로 이끈다. 감이 온다. 이제 딸아이에게 가겠구나.

딸아이가 세상에 처음 온 날 나는 감사 기도를 했다. 귀한 보물을 저희에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감사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몇 번을 울며 기도 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소중한 아이를 내 마음대로 하려고 했구나. 보석처럼 빛나는 이 소중한 아이의 빛을 내가 덮어버리려고 했구나. 손가락 발가락을 꼬물거리는 녀석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야속한 꿈은 끝내 나를 현실에 데려다 놓고 만다.

꿈에서 깬 나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도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왜 나는 불행한 순간들은 기억하고 있었던 걸까? 따뜻한 품속에서 사랑받고 자라며 부모님과 보냈던 행복한 시간, 아무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함께 가정을 꾸려나간 순간들, 순식간에 쑥쑥 크던 딸의 미소를 보며 함께 놀았던 나날들이 모든 순간이 전부 행복이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어.”-본문 중-

소설을 밑줄 그어가며 인덱스 붙이고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이다. 두 번을 읽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유는 읽어보면 안다. 데스틴의 사랑을 기억하며 눈물을 꾸역꾸역 삼켜가며 글을 썼다. 어린 입으로... 참 애썼어 고생했다고 어린 데스틴을 꼭 안아주고 싶다. 사랑을 기억하고 지켜내 주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데스틴 궁금하지? 그렇다면 let’s go!! 후회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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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연습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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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사랑하는연습 >
#정영욱
#부크럼 #도서협찬

사람은 마음먹은 대로
그런 사람이 된다.
나를 멋진 사람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멋진 사람이 되고
나를 못난 사람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못난 사람이 된다.
-본문 중-

힘을 뺀다는 것.
운동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노래를 할 때도 무슨 일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힘을 빼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면 의욕이 앞서 모든 일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삶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힘을 빼야 한다. 하루 이틀 힘차게 살고 말 것이 아니다. 온몸에 힘을 주고 ‘최선을 다 하자. 열심히 하자.” 구호를 외치며 나아가는 삶은 오래가지 못한다. 어깨에 뭉친 힘도 좀 빼고 꽉 쥔 손의 힘도 좀 빼고 생각에 힘도 좀 빼고 물 흐르듯 버텨내는 삶이 아닌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오래오래 그 일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을 살아가게 하는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은 삶의 그 어떤 목표보다 더 높은 목표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가장 쉬운 일 같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 자신을 얼마나 외로운 귀퉁이로 내 몰았는지 알 수 있다. 누가 세워놓은지도 모르는 목표를 향한다는 명목으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 이것만 끝내고’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자신은 돌보지도 않은 채 앞만 보고 내달렸다.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하고 나면 기쁨은 잠시 또 다른 누군가의 더 높은 자리를 보고 자신의 자리를 비교하며 또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몸은 땅으로 꺼질 것 같고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 너덜거린다. 이제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방향을 잃었다. 삶의 나침반이 고장 났다. 정확한 목적지도 모른 채 앞으로만 나아가며 열심히 살았다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잠깐 멈춰야 한다. 지금 어딜 가고 있는지 모르겠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멈춰야 한다. 우리가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는 두렵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멈추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까 봐. 하지만 그렇게 목적 없이 자신을 망가뜨려가며 얻는 것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어떤 두려움인지 안다. 하지만 한 번은 그 두려움 앞에 마주 서야 한다. 그리고 멈추고 자신을 봐야 한다. 정말 가고자 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길이 어떤 길인지. 그리고 행복하게 오래갈 수 있는 길이 어느 길인지. 멈춰서 봐야 한다.

펜이 칼보다 강하지만 밥이 펜보다 더 강하다. 세상에 여유가 없어 자신을 돌아볼 처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생각해야만 한다.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이니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도 자신의 가치는 빛날 수 있다. 고급 아파트에 산다고 비싼 저녁 식사를 하고 멋진 차를 탄다고 해서 그 삶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받은 돈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듯 살아도 자신의 가치를 알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은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다. 누군가의 빛을 반사해 내는 빛이 아니라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별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일이다. 남들보다 좋은 것을 더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관심을 주는 것이다. 자신의 깊이를 더 하고 싶다면 정말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면 let’s go!!

#참애썼다그것으로 되었다 에서는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나를사랑하는연습 을 통해 나를 더 깊이 알고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하루아침에 변하진 않겠지만.. 일단 비우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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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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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구석미술관2 >
#조원재 지음
#블랙피쉬 #도서지원

20세기 한국 현대미술가 10인의 작품 150여 점을 수록,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유일무이한 한국 예술책!!

미술이라고는 1도 모르는 일자무식.( 자랑은 아닙니다만..)
그런 내가 손을 들었다. 🙋🏻‍♀️🙋🏻‍♀️
“이 책을 꼭 읽고 싶습니다. 저도 이제 미술 좀 아는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습니다.”영화나 TV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작품을 보고
“아, 이 작품.” 하면서 알을 채를 해보고 싶었다.

📚 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 이응노,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아이의 낙서처럼 심플하게 그림 방울진, 한국에서 가장 비싼 화가 김환기, 서민을 친근하게 그려온 국민회가 박수근, 독보적 여인상을 그린 천경자,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돌조각을 예술로 이우환.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나대기 시작하는 엄청난 작가들의
가슴 뭉클한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반 고흐는 아는데 왜 김환기는 모를까?
이 책이 그 시작을 도울게요.” 라고 시작하는
들어가며를 읽고 코끝이 찡 했다.
이 작가님 믿고 즐겁게 읽어도 되겠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계화 시대 문화와 생각을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언제나 공유하고나눌 수 있는 시대. 그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내고 있는 우리가
세계의 문화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우리의 문화를 알고 체감함으로 우리 문화를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몰래 중학생 아들 책꽂이에 살며시 끼워 넣어 놨다.

앞으로를 살아낼 아이가 시험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는 환경에 놓인 다는것은
억울할 것 같다. 시험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 한권을 통해 어마어마한 울림과 영감 그리고 작가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조원재 작가님의 노력으로 이런 멋진 결과물을 방에 앉아 누릴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초.중.고 학급 문고에 한 권씩 꽂혀져있길 소망하는 책이다.

거장들의 가슴찡한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이와 함께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아이의 생각 영역을
확장시켜주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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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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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정류장과필사의밤>
📕#김이설 소설
📘#작가정신

우리의 인생은 길고, 우린 아직 다 피지 못 한 꽃이다.

이유가 없는 삶은 없다. 그리고 그 이유를 정하는 것이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부모라해도. 그러나 누군가는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사는 것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 선택이 무엇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다. 자신의 희생적 삶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상황에 화가 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왈칵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무엇인가를 위해 지금을 희생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지키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힘들고 답답하고 외롭고 아프지만 묵묵한 자신의 행동으로 지켜재야한다는 신념같이 것이 있을수도 있다. 나 하나의 노력이며 모두가 자신이 삶을 잘 살 거라고 생각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같은 일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희생하며 내 삶의 의미를 나에게 두지 않는 것은,언젠가 나와 그 사람 모두에게 더 상처를 줄 수 있다. 누군가의 희생의 댓가로 얻은 평안은 진정한 평안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희생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랑의 중심에는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부재하는 평안은 영혼이 없는 삶과 같다.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불안하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하다. 그 길에서 어떤 시련과 아픔이 멱살을 잡고 흔들어 댈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만의 삶을 위해 나아가지 못하게 잡아끄는 중력을 이겨내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끝도 없는 사막의 무소의 뿔처럼 눈물겹고 용감하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성공하지 못 한다.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들을 어떤 사람은 척척 해내고 생각지도 못 한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기도 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은 꿈을 포기 하지 않고, 그 일을 해가뜨고 지는 것처럼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것처럼 꿈을 향해 나아간다.

꿈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마음 한 귀퉁이 자리를 마련해 놓고 그 자리는 무엇에게도 내어주지 않는다. 너무 힘들고 속상한 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외롭고 아픈 날 소주 한 잔 하며 그 마음 한 귀퉁이에 눈물의 씨앗을 심는다. 그 약하고 약한 눈물의 씨앗이 힘차게 뿌리를 뻗고 줄기가 자라 세상을 향해 제 자신을 키워나가는 주인공의 삶을 함께하고 싶다면 let’s go!!

💌소설책을 두 번 연달아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김이설 작가님의 문체가 좋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 더 아프고 공감이 갔다. 너무 답답해 속이 상하기도 했지만 이 책을 내려 놓을 수 없었다. 작가님이랑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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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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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의집 >
#래티샤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밝은세상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여자라서 그리고 엄마라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여자이고 엄마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것들을 책을 통해 알고 느끼고 생각하는 때도 많다. 내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엄마가 아니었다면 온전히 공감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들어도 들어도 읽어도 읽어도 쏟아져 나온다. 남자건 여자건 외모만 다를 뿐 존재의 소중함은 다를 수 없다. 그럼에도 창조이래 여자와 남자는 구별되어졌고 여자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겪어내야할 일들은 참담을 넘어 처참하기까지 하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 여자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할례를 당하고 강간을 당하고 무시와 멸시를 당하며 가난에 내몰린다. 우리 사회는 그런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현실을 못 본척, 못 들은 척 무시하고 얼버무리며 지금까지 여자들을 조롱하며 절벽아래로 떠밀고 있다.


솔렌은 잘 나가는 변호사다. 앞만보고 달리던 그녀가 ‘번아웃’ 진단을 받고, 정신과의사에게서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보라는 조언을 듣고 “여성 궁전”에서 ‘대필작가’로 봉사를 시작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갈 곳 없는 400명의 여성이 모여사는 쉼터, 여성 궁전에서 솔렌은 자신이 전쟁처럼 살아와 삶과는 전혀 다른 전쟁을 살아내고 있는 여성들을 만난다.

지금까지 솔렌은 ‘소외계층’을 어쩔 수 없는 사회의 배경쯤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그들을 돕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봉사를 시작하고 여성 궁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그들의 처참한 삶을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고 있는 삶을 목격한다. 소외계층이라고 해서 다른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 웃고 아파하고 외로워하며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적인 사회적 차별과 빈곤이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솔렌은 알아가기 시작한다.

‘나 하나가 어떻게 그들을 구할 수 있겠어.’ 이런 생각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의 작은 날갯짓 하나가 어떤 나비효과로 되돌아 올지 아무도 모른다. 아주 작은 행동 하나가 언젠가는 변화를 만들어 낸다.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외롭고 아파하는 사람에게 내민 나의 손이 그들을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아팠고, 공감했고,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거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떠 안고 살아가는 여자들이 있다.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문제를 갚아야할 유산처럼 갖고 태어나는 여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고리를 끊어 자신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하고, 돈이 없어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야 하는 여자들이 있다. 여성에게 가난은 자신 뿐만 아니라 보호해야할 아이까지 포기 하게 만든다.

우리의 무심함을 벗어 던지고 작은 날갯짓을 시작하자. 우리는 이미 싸울 준비가 되어있고 이길 준비도 되어있다. 그리고 우리 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스스로를 구원하고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면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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