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 #긴긴밤 >
#루리 글/그림 #문학동네

수많은 긴긴밤을 함께했으니
‘우리’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했다.

우리는 끝도 없는 기적을 만들어 내며 살아간다. 때론 끔찍한 고통과 아픔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연장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의 의도치 않았던 행동이 나의 삶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완벽하지 않은 우리는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세상에 하나 밖에 남지 않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은 참고 견디기 힘든 일들을 인간에게 당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친구를 인간의 잔인한 욕망으로 잃는다. 하지만 또 지치고 힘들어 더 이상 움직일 수조차 없는 노든을 정성껏 돌보고 살려내는 것도 인간이다.

한 삶을 살아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불안에 떨며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주어진 운명을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 해 살아내는 수밖에 없다.

참을 수 없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간다. 밤이 더욱 깊어지고 길어진다. 잠이 오지 않으므로 더 긴 밤이고 견뎌내기가 힘들어 더 긴 밤이다. 그렇게 긴긴밤을 아주 오래 견뎌내고 나면 복수심도 고통도 아픔도 지나가게 둘 수 있다. 감사한 것은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끊임 없이 흐른다는 것이고 그 시간은 무의미한 것 같지만 많은 것들을 묵묵히 해낸다는 것이다.

바다를 꿈꾸며 끝을 알 수 없는 여행을 하지만 각자의 바다는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노든이 코끼리로 살았지만 코뿔소였듯 아기 펭귄 역시 코뿔소로 살았지만 펭권이 되어 살아야 한다. 서로의 눈이 되어 주고 다리가 되고 울타리였고 같은 곳을 바라봤지만 결국 자신의 삶은 스스로 살아내야 하듯 둘은 각자의 바다를 찾기로 한다.

어린 펭귄은 노든이 그랬던 것 처럼 자신의 푸른 바다를 찾아낼 것이고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며 깊고 푸른 다다에 뛰어들 것이다. 그리고 노든이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낼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삶을 살아갈 것이다. 순간순간 왈칵 밀려오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연료 삼아 설레고 즐거운 삶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삶은 서로가 서로를 지켜내고 있는 기적이 아닐까? 그 기적 속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영광이다. 아픔과 고통을 우정, 의리 그리고 사랑으로 극복하는 이들이 아프고 따뜻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let’s go!!

“나는 절벽 위에서 한참 동안 파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 바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우리는 엉망진창이었다.” 1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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