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연인보다 아름답게 사는 법 - 부부심리 워크북
데이비드 올슨 외 지음, 신희천 외 옮김 / 학지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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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했다. 싸우면서 서로 가장 아프게 하는 관계가 바로 부부 사이라고.

요새 밖에서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들어가면 “정말 쉬고 싶다”란 말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그럴 때 마침 배우자가 던지는 말 한 마디. 그 말이 때론 보약보다도 더 힘이 나지만 때론 정말 비수같이 아픈 곳을 찌르고 또 다른 긴 한숨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이 책을 펴면서 무엇보다 부부, 연인보다 아름답게 사는 법, 그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너무 열렬하게 좋아서 사랑하고 결혼하지만 몇 년이 지나 아기가 생기고 그러다보면 그냥 정으로 사는 거라고 다들 하는 말이 점점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실감나는 여러 부부의 사례들 속에서 점점 나를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들은 그 기저에 있는 문제들을 예리하게 짚어내었다. 은근한 불만 속에 던지는 말들, 마치 난 참으면서 잘하고 있으니까 너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내뱉는 나의 말 속엔 변화의 책임이 너에게 있다는 회피가 숨어있었다.

이 책에선 부부 싸움이 이런 식으로 발생한다고 말한다. 먼저는 신념 문제에서 기인한다. 성에 대한 신념, 결혼생활에 대한 신념, 배우자에 대한 신념, 자신에 대한 신념을 누구나 각자 나름대로 굳게 가지고 있고, 이 신념의 차이는 서로의 의사소통을 왜곡시킨다. 

그리고 사고의 오류가 겹쳐진다. 파국적 사고, 흑백 논리적 사고, 터널 시야, 빈약한 추론, 엉터리 독심술까지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는 참 다양하다. 거기에다 매우 중요한 것, 각자가 자랐던 원가족에서 오는 문제들이 더해진다.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합쳐질 때 부부관계는 과대/과소기능 패턴, 쫓기/거리두기 패턴, 지배적/복종적 패턴, 싸움/도주 패턴으로 문제 있는 패턴으로 고착된다. 이런 패턴을 끌고 가다보면 그냥 참고 살다보면 어느 날 폭발하고 마는 것이다.   

마치 이렇게 말이다. “그런 일에 밴댕이같이 굴 필요 없잖아.” “밴댕이? 저나 잘하지. 저 번에 당신도….” “제기랄, 또 시작이네. 꼭 당신 엄마하고 똑같아.”

이 책의 장점은 이런 설명 뒤에 성적 불만족, 자녀 문제, 재혼가족, 돈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풀어준다는 데 있다.

결론적으로 우린 스스로를 더 잘 알수록, 스스로를 더 이해할수록,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이젠 그냥 참고 사는 게 아니라, 포기하고 사는 게 아니라 대화를 시작하자. 

자기를 더 알고 싶은 분, 부부 간에 일방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어오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대화가 개방적일지라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대화가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신념이나 상호작용 동안에 생길 예측 가능한 논쟁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갈등 없는 결혼 생활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단 싸움이 끝났다고 문제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싸우지 않는다고 친밀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화로 풀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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