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의 심리학 거장들
Noel Sheehy 지음, 정태연.조은영 옮김 / 학지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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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이 책에 꼽힌 50인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이 책이 다루는 심리학의 범위는 매우 넓다. 그러나 그 내용을 차근히 읽다보면 대략 20세기에 논의되었던 심리학의 흐름과 서로간의 영향사에 대해 따라잡을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심층 심리학, 행동주의와 인지주의, 게슈탈트 그리고 인본주의로 대변되는 큰 흐름을 잡아주는 것 외에 생태학적 심리학, 수학심리학, 신경심리학, 반응심리학, 실험심리학, 경제심리학, 환경심리학 교육학, 경제학, 뇌 과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부분에 기여한 학자들의 생애와 그 주장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각 인물들이 누구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그의 스승, 부모와 학교는 어떠했는지부터 자세한 인물에 대한 이해를 소개한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대략적인 그 인물의 사상을 유추할 수 있거니와 그 사람의 초기와 후기의 사상적 변화도 살펴볼 수 있다. 대부분 공부를 하다보면 어떤 학자의 말년이나 어느 일정 시점의 주장들만을 뽑아서 인용하기 쉬운데 이 책은 전반적인 큰 그림을 그려주는 장점이 있다. 반면 그러기에 자세한 내용까지 이 책에서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여기를 근거로 다른 정보로 살을 붙여간다면 한 학자에 대한 훌륭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한 사람의 학문적 흐름을 전반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개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같은 계보의 학자들을 연관 지어서 묶어서 처음부터 소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정리를 해가면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그러다보면 정리는 되어 있지 않지만 학자들의 계보가 그물을 짜듯이 그려지게 된다. 물론 그것이 귀찮다면 필요할 때마다 사전처럼 찾아서 쓰기에도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는 리버풀 대학 교수로 영국인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영국 등 유럽의 여러 학자까지도 놓치지 않고 다루면서 우리의 관심이 미국 중심의 실용주의적 관점을 지양하는데도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다양한 인간의 이해들과 분석을 엿볼 수 있었다. 인간의 욕구, 정서, 심리, 성격, 기억 등 인간의 다양한 측면들을 설명하려는 학자들의 노력과 호기심 속에 과학은 늘 발전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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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연인보다 아름답게 사는 법 - 부부심리 워크북
데이비드 올슨 외 지음, 신희천 외 옮김 / 학지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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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했다. 싸우면서 서로 가장 아프게 하는 관계가 바로 부부 사이라고.

요새 밖에서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들어가면 “정말 쉬고 싶다”란 말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그럴 때 마침 배우자가 던지는 말 한 마디. 그 말이 때론 보약보다도 더 힘이 나지만 때론 정말 비수같이 아픈 곳을 찌르고 또 다른 긴 한숨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이 책을 펴면서 무엇보다 부부, 연인보다 아름답게 사는 법, 그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너무 열렬하게 좋아서 사랑하고 결혼하지만 몇 년이 지나 아기가 생기고 그러다보면 그냥 정으로 사는 거라고 다들 하는 말이 점점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실감나는 여러 부부의 사례들 속에서 점점 나를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들은 그 기저에 있는 문제들을 예리하게 짚어내었다. 은근한 불만 속에 던지는 말들, 마치 난 참으면서 잘하고 있으니까 너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내뱉는 나의 말 속엔 변화의 책임이 너에게 있다는 회피가 숨어있었다.

이 책에선 부부 싸움이 이런 식으로 발생한다고 말한다. 먼저는 신념 문제에서 기인한다. 성에 대한 신념, 결혼생활에 대한 신념, 배우자에 대한 신념, 자신에 대한 신념을 누구나 각자 나름대로 굳게 가지고 있고, 이 신념의 차이는 서로의 의사소통을 왜곡시킨다. 

그리고 사고의 오류가 겹쳐진다. 파국적 사고, 흑백 논리적 사고, 터널 시야, 빈약한 추론, 엉터리 독심술까지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는 참 다양하다. 거기에다 매우 중요한 것, 각자가 자랐던 원가족에서 오는 문제들이 더해진다.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합쳐질 때 부부관계는 과대/과소기능 패턴, 쫓기/거리두기 패턴, 지배적/복종적 패턴, 싸움/도주 패턴으로 문제 있는 패턴으로 고착된다. 이런 패턴을 끌고 가다보면 그냥 참고 살다보면 어느 날 폭발하고 마는 것이다.   

마치 이렇게 말이다. “그런 일에 밴댕이같이 굴 필요 없잖아.” “밴댕이? 저나 잘하지. 저 번에 당신도….” “제기랄, 또 시작이네. 꼭 당신 엄마하고 똑같아.”

이 책의 장점은 이런 설명 뒤에 성적 불만족, 자녀 문제, 재혼가족, 돈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풀어준다는 데 있다.

결론적으로 우린 스스로를 더 잘 알수록, 스스로를 더 이해할수록,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이젠 그냥 참고 사는 게 아니라, 포기하고 사는 게 아니라 대화를 시작하자. 

자기를 더 알고 싶은 분, 부부 간에 일방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어오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대화가 개방적일지라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대화가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신념이나 상호작용 동안에 생길 예측 가능한 논쟁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갈등 없는 결혼 생활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단 싸움이 끝났다고 문제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싸우지 않는다고 친밀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화로 풀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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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마음을 치유하는 101가지 이야기 - 은유를 사용한 심리치료
George W. Burns 지음, 김춘경 옮김 / 학지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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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는 교회에서 매주마다 가르치면서 보다 아이들의 마음에 잘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라는 동기에서였다. 책을 읽으면서 먼저 많은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수집한 저자의 노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책을 이야기, 아니 많은 예화들을 항목별로 정말 잘 정리해 놓았다.그리고 이야길 그냥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101가지 이야길 모두 문제에 대한 적확한 처방이란 틀로 구분함으로써 이야기들이 상당히 분명하고 뚜렷해서 독자의 입장에서 치유적 용도로 사용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이야기 중엔 우리가 익히 아는 이솝우화나 동화의 이야기들도 섞여있고, 저자의 삶에서 겪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몇 가지 이야긴 어른인 나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무엇보다 저자처럼 이야길 잘 구사하여 아이들이 그 이야길 듣고 자신들의 삶에서 적용시키고 거기서 행동의 개선이 이뤄지게 할 수 있다면 상당한 능력일텐데. 그 능력이 정말 부러웠다. 저자는 이런 능력의 뒷편에 경청과 관찰,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중요함을 이 책에서 역설한다.

이야기들뿐 아니라 저자는 이야길 만들어 내고 은유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에도 책의 말미를 할애하고 있다. 3부 PRO 접근법을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는데, 먼저 문제를 규정한 뒤 결과, 즉 바라는 목표를 정하고 지금 필요한 자원, 즉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검토하고 발견하고 아이에게 호소하란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원이란 아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검토하고, 예외를 찾고, 필요한 경험을 구축해가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것이 중요한 대목인데 그냥 잘 해봐가 아니라 너에게 이런 자원이 있다, 또 인생은 이런 것이니 다시 해 보자, 다른 큰 관점으로 이해하자 이걸 바로 이야기를 통해 명령이나 충고가 아닌 감동으로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이다. 

다만, 저자는 임상심리학자 답게 마법적이고 기적적인 결과나 해결책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 차라리 현실적인 대안과 극복의 스토리를 제시하고 거기에 현실에서 아이들이 그 등장인물과 자기를 동일시하면서 치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타당한 말이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그냥 성질 나는대로 때로는 교훈적으로 딱딱하게 아이들을 대한 우리 삶의 모습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찍부터 이런 이야기적 상담에 능한 부모를 만났다면 보다 성숙하고 현실을 잘 수용하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도전적인 삶을 자신있게 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아이가 문제가 생길 때 백과사전처럼 이 책에서 이야길 찾아 읽고 아이에게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아니, 매일마다 침대에 앉아 한 가지씩 읽고 아이와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시 느끼지만 아이는 제대로된 부모의 노력만큼 성장하고 거기에 난 늘 부족하단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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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가깝고도 먼 동반자
Dirk Revenstorf 외 지음, 문용갑 외 옮김 / 이너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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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부관계에 대해 시중에 나온 책들은 참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운 것은 어느 책들보다 더 실용적이고 실천가능하게 쓰였다는 점이다.

 

다른 임상심리학자들의 저서인 『관계 DNA』,『5가지 사랑의 언어』같은 종류들의 책들이 주로 두려움 또는 갈등 메커니즘에 대한 단편적 관점을 제공했던데 반해 이 책은 갈등관리를 위한 통합적 관점과 실천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에는 다른 서적에서 익히 보았던 익숙한 용어들이 등장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에서 보았던 ‘관계통장’ 접근법을 통해 부부 간 감정적 문제를 개선시키고자 한다. 그밖에도 이른바 ‘강박프로세스’나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보았던 호혜적 관계 성립을 위한 의사소통의 문제, 어빈 얄롬이 늘 강조하던 here & now 식(式) 대화의 물꼬를 트는 상담방법까지 징검다릴 하나씩 하나씩 친절히 놓아주는 책이다.

책머릴 보니 이 프로그램은 독일에서 수년 동안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추상적이거나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상담으로 부부관계 개선에 실패한 사람들에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이 순서를 따라 가다보면 그동안 대화법을 몰라 서로 감정의 골만 쌓여가던 사람들에겐 대화의 계기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감정과 욕구를 구분하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법을 통해 서로 오해를 줄이는 법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각 과 뒤에 나오는 연습문제들이다. 상당히 실용적이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대화는 서로 주고받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이고 명료한 표현만큼이나 상대의 반응도 매우 중요하다.”

“당신이 관계 통장에 먼저 입금하려는 자세가 마이너스 통장을 플러스 통장으로 바꾸는 전제조건이다”

“성격 자체를 모두 바꿀 필요는 없다. 특정 행동 방식만을 바꾸는 작은 변화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대화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반화를 피해야 한다. 특정한 상황에서의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이야길 할 때 성격으로 치부하는 이야기는 금물이다. 지금-여기에 대해 이야길 하면서 과거에 대한 이야길 꺼내지 말라.”

“상대의 행동 중에 당신이 원하는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싫은 행동은 묵과한다.”

“부부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부부 간의 차이가 아니라 그 차이에 대한 대처방법이다.” 
 

그 동안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이 책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책 순서를 잘 따라가면서 구체적인 예화들과 실증사례들만 보강하여 접목된다면 단체나 교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좋은 가이드가 될 듯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합리적이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한국의 사고방식에는 일면 조금 낯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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