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마음을 치유하는 101가지 이야기 - 은유를 사용한 심리치료
George W. Burns 지음, 김춘경 옮김 / 학지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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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는 교회에서 매주마다 가르치면서 보다 아이들의 마음에 잘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라는 동기에서였다. 책을 읽으면서 먼저 많은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수집한 저자의 노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책을 이야기, 아니 많은 예화들을 항목별로 정말 잘 정리해 놓았다.그리고 이야길 그냥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101가지 이야길 모두 문제에 대한 적확한 처방이란 틀로 구분함으로써 이야기들이 상당히 분명하고 뚜렷해서 독자의 입장에서 치유적 용도로 사용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이야기 중엔 우리가 익히 아는 이솝우화나 동화의 이야기들도 섞여있고, 저자의 삶에서 겪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몇 가지 이야긴 어른인 나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무엇보다 저자처럼 이야길 잘 구사하여 아이들이 그 이야길 듣고 자신들의 삶에서 적용시키고 거기서 행동의 개선이 이뤄지게 할 수 있다면 상당한 능력일텐데. 그 능력이 정말 부러웠다. 저자는 이런 능력의 뒷편에 경청과 관찰,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중요함을 이 책에서 역설한다.

이야기들뿐 아니라 저자는 이야길 만들어 내고 은유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에도 책의 말미를 할애하고 있다. 3부 PRO 접근법을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는데, 먼저 문제를 규정한 뒤 결과, 즉 바라는 목표를 정하고 지금 필요한 자원, 즉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검토하고 발견하고 아이에게 호소하란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원이란 아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검토하고, 예외를 찾고, 필요한 경험을 구축해가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것이 중요한 대목인데 그냥 잘 해봐가 아니라 너에게 이런 자원이 있다, 또 인생은 이런 것이니 다시 해 보자, 다른 큰 관점으로 이해하자 이걸 바로 이야기를 통해 명령이나 충고가 아닌 감동으로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이다. 

다만, 저자는 임상심리학자 답게 마법적이고 기적적인 결과나 해결책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 차라리 현실적인 대안과 극복의 스토리를 제시하고 거기에 현실에서 아이들이 그 등장인물과 자기를 동일시하면서 치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타당한 말이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그냥 성질 나는대로 때로는 교훈적으로 딱딱하게 아이들을 대한 우리 삶의 모습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찍부터 이런 이야기적 상담에 능한 부모를 만났다면 보다 성숙하고 현실을 잘 수용하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도전적인 삶을 자신있게 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아이가 문제가 생길 때 백과사전처럼 이 책에서 이야길 찾아 읽고 아이에게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아니, 매일마다 침대에 앉아 한 가지씩 읽고 아이와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시 느끼지만 아이는 제대로된 부모의 노력만큼 성장하고 거기에 난 늘 부족하단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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