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30일 아직도 잊혀지지않는다.
심리학개론 수업의 일부인 서평 때문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시작으로 올리버색스 박사를 알게되었다.
권위적이지않고 차분하면서도 위트있고 수수한 그의 문장들이 좋았다. 무엇보다 그가 걸어가는 그 길이 좋았다.
내가 늘 떠올리는 삼인 중 한 사람이었다.
인생시험 종료 후 나흘정도 흐른 뒤였는데 믿기지않았다.
이젠 같은 시간 속에서 호흡할 수 없구나하면서 섭섭했고 마음이 아팠다.
그러고나서 꽤나 추운 겨울이었던가 집으로 책이 하나왔다
올리버색스의 자서전 온더무브,
읽고싶었지만 그 두께에 내려놓고 나왔던 그 어떤 하루만
기억이 나고 주문한적도 없는데 어디서 온건지 의아하기만했다 잘못온것도 아니고... 반나절이 지나서야 알았다
시험끝난후 방앗간 가듯 들른 알라딘에서 내가 추모사를 남겼다는 걸.. 그 글중에 내가 뽑혔다는거..
참 오래살고 볼일이라 생각했다.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글에서 전해졌었나보다.
박사님의 선물이라 생각했다.(난 그 서평작성 과제때문에 색스박사를 알게된 이후 진로가 약간 틀어졌기에 더욱-)
그 후 타계를 의식하지 않았다. 그저 어디선가 잘 있겠거니,
그리고 이번 5월. 올리버색스 고맙습니다.
망설이고 자시고 뭔내용이든 누가 썼든 엮었든
노트든 말든 뭐든
장바구니에 일단 담아놨다. 설명도 뭣도 읽고싶지 않았다
그냥 내가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기다렸다 그리고왔다. 얇고 작았다.
이거 리미티드에디션 알라딘 부록인가 내가 또 눈이 돌아서 그걸 못봤나?`
다행히 글이 들어있고. 난 이 책을 늘 한번씩 힘이 들때마다
펼쳐볼거 같다.
그 어떤책보다 그가 남기고싶었던 그 마음 자체이며
뜨거운 작별인사다.
어떻게든 말을 건네고 떠나고싶었던 그의 마지막 마음에
나도 손을 흔든다.
안녕 박사님 .
삶의 알맹이. 큰나무에 딱 하나 열려있는 열매같은 책이다.
작고 얇아서 실망하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