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굿바이 관타나모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6
안나 페레라 지음, 박경장 옮김 / 자음과모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책 처음부분에는 축구와 컴퓨터게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청소년 칼리드의 평범한 일상들을 보여준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관한 이야기라던데, 그 이야기가 언제 나올지 궁금해졌고 이 평범한 아이가 어쩌다가 수용소에 강제로 끌려가게 되었을까. 호기심이 마구마구 생겼다.
호기심이 없어진 지 오래, 나는 칼리드가 겪은 상황에 분노, 안타까움은 물론이거니와 불안감까지 들었다. 칼리드는 아빠가 없어지고 걱정이 되어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테러범으로 몰리게 되어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평범하기 그지없었던 칼리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좌절과 아픔을 겪게 된다.
이유도 영문도 없이 끌려간 칼리드는 많은 고문을 받고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리지만, 나는 그가 ‘혼자’ 라는 정신적 고통을 더욱 견딜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리드에게는 가정이 있었고,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선 아무도 없었다.
칼리드는 가족들의 무한한 노력으로 2년 뒤에야 겨우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돌아 온 후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잔혹한 관타나모 수용소의 실상을 알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아버지의 구두를 닦아주는 칼리드에게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어서 나 또한 행복했고, 감사했다. 칼리드를 보면서 내가 살아가는 삶에 불평하지 않고 감사하면서 살 줄 알아야겠다고 깨닫게 되었다.
어떠한 법도 적용받지 않는 잔인한 수용소 ‘관타나모. 법적 절차도 없고, 불법 감금된 사람들도 많고, 게다가 어린 아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 수용소에 들어간 사람들은 아무 영문도 모른채 끌려간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잔인한 수용소라고 생각한다. 이게 진짜 현실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기 조차 두렵고 안타까웠다. 정말 영원히 굿바이하고 싶다. 영원히 굿바이, 관타나모.
13. 전등불빛 페이지를 보고 처음에는 인쇄상태가 잘못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칼리드의 심리상태를 더 잘 나타내기 위해 인쇄방법을 특이하게 했다고 듣고 나서는 그 표현 방식이 나에게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고 더 실제적으로 다가왔다.
상처는 상처를 낳고 해악은 해악을 낳고 고문은 고문을 낳을 뿐입니다. 바람은 누구나 똑같아요 - 친절. 내가 여기서 나간다면 더욱 많은 친절을 보고 싶습니다.
… 나는 그저 평범한 청소년일 뿐입니다.
이미 다민족 다문화 국가시대로 접어든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다름 사이의 공존’이라는 생명 평화 사상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소설이다. 아울러 ‘고통’을 통해 인간 실존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하고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성장 과정에서 ‘나’만 있고 ‘우리’가 빠져있는 자폐적 성장통을 앓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박경장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