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쏙 세계사 - 인류 탄생부터 소련 해체까지 역사를 바꾼 300장면을 만나다
릴리스 지음 / 지식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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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여름과 겨울 방학마다 길게는 두 달, 짧게는 일주일씩 여행을 다녔던 욜로족의 끝판이던 나는 세계사에 대해 관심이 정말 많다.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하는 결심이 하나는 영어를 공부하겠다, 둘째는 세계사와 미술사를 공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길로 영어 학원을 등록하고 세계사 책을 공격적으로 사면서 여행의 여운을 마무리 하곤 했다.

근데 세계사는 너무 어려워서 책을 살 때마다 실패한다. 서재에 세계사 관련한 책은 많지만 이렇다하게 추천할만한 세계사책이 없는 것이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연대기별로 세계사를 나열한 책은 너무 지루해서 완독을 한다해도 앞의 내용은 이미 내 머리에서 휘발되고 없는 것 아니겠는가ㅋㅋㅋ

그래서 수준을 확 낮춰서..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중고등학생도 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교과서라고 하고 나온 것들을 읽어보았는데 오히려 흐름이 없어서 더 재미가 없었다. ㅠㅠ 왜 난 중고등학생보다 못한 것일까 자괴감이........

교과서는 재미없는 거니까 하고서 연대기별로 사진, 도표나 지도 같은 것들이 많은 백과사전식 책을 사도 더 더 재미가 없는 아이러니함은 무엇일까.

그래서 단편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쓴 세계사 책을 읽자면 그런 사건들이 있구나 하고 재밌다며 읽지만 나중에 세계사의 흐름은 보이지 않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끝나는 허탈한 경우가 계속 됐다.

우연히 네이버 책 소개에서 본 <그림쏙세계사> 를 보고 아 이거 또 내 서재에 소장각이다 라고 생각했다ㅎㅎㅎ

그런데 너무 재밌어서 필기까지 하면서 다시 읽고 있다!!!!

이 책은 시대 흐름별로 우리가 많이 보는 지도나 도표중심으로 세계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미술작품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읽어주는 책이다. 그냥 사전을 긁어서 쓴 책처럼 내용이 내미 없고 잘 안읽히는 책이 아니라 작가가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라 재미있다.

정말 유명한 작품, 누구나 보면 다 아는 유명한 작품인데 그 뒤에 숨은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사실을 함께 짚어주니 재밌게 책장이 넘어간다.

이 책의 저자가 역사교사 출신의 파워블로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문장이 어렵지 않고 명쾌해서 내용 전달이 아주 잘된다.

난 작가가 문장 어렵게 쓰는거 제일 싫어한다. 가뜩 재미없고 지루한 내용인데 별 뜻 아닌 것도 꼬아서 이야기하는 가독성 떨어지는 문장은 정말정말 정말 싫다!!!! 텍스트로 소통하는게 작가의 일인데 내용 전달에 힘쓰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보전달 목적인 책에서 번역투, 어려운 문체는 바로 탈락이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님은 완전 제 스타일이다!!!!! 중고등학생같은 세계사 입문자가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미술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계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더해져서 이런 분과 미술관을 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릴리스 작가님 블로그 당장 이웃신청 했다. 앞으로 포스팅하는 글들도 놓치지 않으려구요 ㅎㅎㅎ)

난 필기하면서 고시공부하듯 2회독 중인데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한번은 그냥 재밌게 읽었고, 두번째는 이런 세계사책은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 필기하면서 기억하기 위해 읽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여행가면 이제 다시 보일 것 같은 유적, 그림들이 정말 많다.

예를 들자면 오벨리스크 같은 경우에도 이탈리아에서도 프랑스에서도 기념사진을 찍으면서도 그냥 여행서에서 유명한 픽쳐포인트라고 하니 그냥 사진찍었다. 어 오벨리스크? 나 다른 데서도 봤는데? 터키에서도 봤는데? 이런식으로.

왜 오벨리스크가 그렇게 각지에 흩어져 있는지, 이집트 파라오의 왕권을 나타내는 것인데 왜 이집트가 아닌 곳에서 발견되는지 그런 역사적 배경을 하나도 몰랐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뒤늦은 깊은 깨달음으로 아!!!!! 하는 부분의 연속이라 내가 얼마나 역사에 무지랭이였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아마 다른책에서 읽었는데 재미가 없어서 휙 넘어가느라 눈에 안들어왔을 확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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