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우리가 가야 할 길

전쟁과 평화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장성민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나는 북한에 대해 잘 몰랐고, 정치나 외교에 관심이 없던 터라 남북관계나 동북아 정세에 대한 상황들도 몰랐다. 그런데 백지와도 같았던 이 분야에 대해 이 책은 새로운 정보로 가득 차 있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요즘처럼 김정일이 투병 중 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미국 쪽으로 맞추어 놓았다는 소리가 들리고, 더욱 북한과 남한의 관계는 얼어붙어 있는 이 시대에 우리 모두가 꼭 읽어 보아야 할 책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김정일에 대해서, 투병중인 김정일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지, 북한이 앞으로 어떤 체제로 나갈 것인지, 북한이 핵을 왜 포기 하지 않는지, 김정일과 미국과의 관계, 김정일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자료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와 망명자의 증언을 토대로 유추한 연구 결과들을 재미있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서 한반도 영구평화 유지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이 현재 위협적인 것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한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까지 북한을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 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의 내적인 이유와 외적인 이유가 있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적 수준차로 북한이 남한을 따라 잡을 길이 없게 되자, 북한은 김일성 때부터 핵개발을 하게 된다. 북한은 경제난, 식량난, 에너지난이 심각하여 군부대의 사병이 먹을 식량이 없을 정도이다. 핵무기를 제외하면 무기는 고철에 가깝고, 무기를 가동시킬 석유, 전기 등 에너지가 거의 없다. 그래서 북한은 유지하기 힘든 재래식 무기는 포기하고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다. 일반 민간인의 식량난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식량난이 심각하여 국제원조를 받게 되자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잘 사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북한이 세상이 전부가 아님도 알게 되었다. 김일성 김정일의 주체사상에 세뇌된 북한주민들은 김부자의 왕조체제에 잘 따라왔지만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김정일은 핵무기를 판매하여 북한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체제유지를 하길 원하는 것이다. 핵을 유지하기 위한 외적인 이유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미국의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알카에다 같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팔면 미국이 위협을 받기 때문에 미국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또 핵무기가 없던 이라크는 미국에게 공격받고 사담 후세인은 사형을 당했지만 북한은 핵무기가 있기 때문에 공격당하지 않았고 김정일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또한 핵무기로 무장한 군사력은 외교에서도 김정일의 뜻을 이룰 수 있었다. 김정일에 의해서 북한이 핵무기로 무장한 결과 중국도 위협을 받고 일본도 핵무기를 원하기 때문에 동북아시아는 위험지대가 되고 말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김정일은 후계자교육을 철저히 받아왔고 권력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북한을 붕괴시키지 않고 이끌어온 정치적인 수완 또한 있는 사람이다. 군사력을 앞세운 김정일의 전시외교는 미국과의 외교에서도 실패한 적이 없다. 김정일이 짠 틀 안에서 자기 뜻대로 외국과 협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의 배짱있는 우리식 자주외교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초래하게 되었다. 김정일 중심의 북한체제는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경제는 악화된 상황이고 후계자는 키워놓지 않았고, 김정일이 건강이 좋지 않아 군부대까지 직접 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김정일이 직접 현장지도하며 다져놓았던 군의 충성심이 계속될지 의문이다. 사병들에게 식량공급도 원할하게 되지 않는 이 마당에...

지금 북한은 이런 상황이다. 내적으로는 경제적 어려움, 체제유지 불안의 어려움, 국제적으로는 고립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들이 핵을 고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현재 우리는 전쟁이냐 평화냐 기로에 섰다는 말이 맞다. 우리는 김정일과 북한의 이런 상황을 알고 핵의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서 북이 핵을 포기하게 하고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지원을 통해 김정일이 북한 경제를 살리고 체제유지를 하게 하는 것이다. 북이 핵을 포기 해야만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가 올 수 있다. 우리나라도 남북문제를 더 이상 미국과 북한에만 맡기지 말고 한국이 주도권을 발휘할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과거 남북한 정부가 합의 한 6.15선언과 10.4선언 내용을 준수, 이행해야 하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선언, 김정일 답방의 동시 이행을 제안해야 한다.

지금까지 책의 내용을 요약하며 김정일을 중심으로한 북한의 입장과 우리의 대처 방법을 간략히 적어 보았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북한에 대해서 몰랐을 것이고 우리나라와 미국이 해야 할 일도 몰랐을 것이다. 필자 한사람의 연구와 주장으로 다른 연구자들의 견해는 밝혀놓지 않았지만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고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여러분들도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