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축구를 한 날
조시온 지음, 이덕화 그림 / 찰리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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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쌍해하는 마음이 불편함이 되기까지
  세계 시민 교육이라고 하던가. 제3세계 아이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도움을 베푸려는 마음을 갖는 교육말이다. 때가 되면 사랑의 빵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의 영상이 담긴 CD가 교실에 도착한다. 먹지 못해 영양 실조에 걸린 아이들의 영상을 보면서 그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시간이다. 플라스틱 사랑의 빵에 담긴 동전이 그 아이에게 가닿기를 바라면서 편지를 쓰게 된다. 
  나는 사랑의 빵을 나누어주면서 이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선생님이 인도에 한 초등학교에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어. 1층 짜리 건물에는 책상도, 의자도, 교과서도 없어. 무너져가는 학교 벽은 페인트칠도 되어있지 않았지. 그래도 아이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어. 그런데 너희들을 봐. 반듯하게 색칠된 벽에 책상과 의자에 최신식 티비까지 있는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
  나는 아이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가르친 게 아니라 우월감을 가르친 것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 보다 나은 너희들은 감사할 줄 알아야해야 한다는 폭력적인 메세지를 전달한 것이다. 비교 우위를 차지하여 느끼는 행복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 깨져버릴 수 있는 행복이다. 불편한 행복이다.


  동정의 수혜자는 자기 자신
  이 불편한 감정을 깊게 파고들어 한 권의 그림책으로 펴낸 매력적인 분이 계시다. 바로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의 디망고 조시온 선생님. 현직 초등학교 교사 11년차이시다. 실제로 봉뱃 초등학교에 5번 봉사활동을 다녀오셨다. 그 곳에도 역시 아이들이 불쌍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왔지만, 어쩐지 불편한 감정이 떠나질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차에 선생님은 니체의 문장을 만나셨다. "동정의 수혜자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동정하는 자신"이라는 문장. 심지어 "동정적인 행위에는 세련된 자기 방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가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정을 뛰어넘은 진정한 나눔은 무엇일까?
  동정을 뛰어넘는 나눔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민이를 통해서 만났다고 한다. 처음에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맨발로 축구해서 더럽다고 멀리하던 아이.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어느새 맨발로 축구하던 아이. 이 아이에게서 나눔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셨다고 한다. 진정한 나눔은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으셨다고한다.


  나의 일상에서 나눌 수 있는 것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눔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이제 사랑의 빵을 나누어주며 인도 아이들과 우리 반 아이들은 비교하는 언사는 행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조시온 선생님의 말을 인용할 것이다. "분명 아이들이 기부하는 돈은 제3세계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에요. 우리 반 아이들이 제3세계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생활 속에서부터 내 주변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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