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우리 반 학생이 다가와서 "아, 나도 스마트폰 갖고 싶다~"고 하였다.
학생에게 스마트폰은 욕망의 대상이다. 올해의 소원, 버킷 리스트 등에 스마트폰은 단골로 등장한다. 한 아이가 죽기 전에 꼭 갖고 싶은 것이 스마트폰이라니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최신 기계를 향한 욕망은 어른도 마찬가지로 품고 있다. 그렇게 우리가 갈망하는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타인의 욕망도 주입한다. 거의 대부분의 화면에 떠오르는 광고뿐 아니라 봄꽃 추천 여행지, 전국 3대 짬뽕집 또한 우리에게 욕망을 심으려는 자들의 교묘한 술수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지불하고 있는 것일까?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에서 주인공 지우가 도깨비폰의 유료 앱을 사용할 때마다 스마트폰에서 퍼런 손이나와 지우의 손에 깍지를 끼고 기를 가져간다. 인간의 생명 기운을 뺏어가는 것이다. 지우는 분명 자신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요지경 세계에서 멀어질 수 없이 빠져들고 만다. 스마트폰이 빼앗아 가는 것이 실제 생명은 아니겠지만 시간을 빼앗는 것은 확실하다. 멍하니 손가락만 움직이면서 스마트폰을 한참 바라보고 나면 허탈하고 무력해진다.
지우는 대가 센 아이였기에 도깨비폰도 선물받고, 도깨비불이 인도하는 귀도에 올라타서 도깨비들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 수 있다. 도깨비폰에 홀딱 빠져서 기를 다 뺏길 위기에 처했지만 가까스로 기운을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 비밀은 도깨비의 탄생 이야기에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