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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6백 페이지의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났다. 마지막으로 후루룩 읽었던 소설이 언제 이후였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 1918년부터 전쟁 이후 1964년까지의 시간.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들이 떠올랐다. 그 때의 생생함과는 다르다. 월향, 연화, 은실, 단이 그리고 옥희와 정호는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같다.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인 김주혜 작가의 묘사가 뛰어나다. 인물의 심리에 푹 빠지게 만드는 표현들. 격정적인 밤을 보낸 후 떠난 남자의 빈자리를 '요에 배긴 몸의 실루엣, 푹 꺼진 자리',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인물의 심리로 표현한 부분. 아름다운 문장이 가득하다. 한글 소설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번역도 좋다.
작가든 구한 말, 기생들을 입체적으로 그렸다. 화려한 삶의 깊은 곳에 묻어둔 고통과 사랑이 숭고하기까지 하다. 엇갈린 사랑은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 엇갈린 사랑의 방향은 소설적이긴 하지만. 이루어질 듯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역사적시간과 잘 발효됐다. 오랜만에 눈물이 난다.
이야기의 힘은 논리, 직시보다 흔들리는 마음에서 나오는게 아니었을까,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