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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제목을 보고 요리와 함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 일거라 생각했다. 엄마가 자식에게 해주는 말 만큼 더 값진 것이 있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작가는 과연 딸에게 어떤것을 전해주고 싶었는지 궁금했다. 더군다나 자식한테 하는 이야기라면 금이야 옥이야 좋은 말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자식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다 같을 것이다.
에세이는 작가가 살아오면서 느꼇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이야기에는 힘들었거나 좋았었던 것 아니면 살아오면서 느꼈던것들 그리고 거기서 느꼈던 감정들을 되돌아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곁들여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난 후에는 어떤 음식을 해서 먹거나 어떤 행동들을 하면 참 좋더라 하는 형식이었다. 어쩌면 작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기 자신과 그리고 딸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 일지도 모르겟다.
공지영 작가가 이혼을 세번 경험한 뒤로 힘든 삶을 경험해봤기 때문인지 글 속에는 자기방어기제가 매우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한 집안의 기둥역활을 하고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무너지거나 아프지 않기 위하여 사람들로 부터 거리감을 두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멀어지지도 않지만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온다면 가시를 돋우는 그런 관계. 동물로 비유하자면 고슴도치 같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부정적인 말과 행동,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부터 멀리하며 항상 주위에는 자기를 칭찬해주고 장점을 북돋아 주는 사람을 가까이 하라는 것. 그래서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위협을 주는 사람들을 멀리하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작가의 인간관계이며 자기자신을 보호하고 자존감을 갖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이 좋은 것만 보고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안 좋은 것을 보면서 깨닫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와 공감을 해보는 것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몇몇 부분에는 공감이 가기도 했지만 어쩐지 괴리감이 있어 보이는 이야기들. 아마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른 삶을 살았을지라도 공통적으로 공감되는 이야기 들도 더러 이었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서는 세상은 부조리 하다고 이야기하고 그런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듯이 마찬가지로 작가 또한 세상의 불공평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하였을때 공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세상은 불공평하게 이루어져 있음으로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심히 공감을 느꼈고 이런 열린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열등감으로 부터 더욱 멀어 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자기 자신의 삶을 소중히 살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엿 볼수 있었고 삶을 살아가는데 무엇을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어떤 것이 값졌던 것인지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자식에 할 수 있는 말이라면 남의 자식에게도 당당히 말할 수 있듯이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을 담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