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한 마을에 세 명의 여자가 살고 있다.

첫 번째는 심술쟁이... 길가의 커다란 방앗간에 살고 있으며 여든이 넘었다..  곧 미망인이 될 예정이고.. 단호한 성격에 항상 검은 옷을 입고 있다.

두 번째는 거짓말쟁이... 서른여섯 살이고.. 학교 위쪽의 복층 관사에서 살고 있고 남편을 배신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영악한 사람이다

세 번째는 곧 열한 살이 된다. 허름하고 좁은 집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지만 모든 남학생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너무나도 다른 세 여자는... 남모르게 같은 소망을 품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떠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아름다운 지베르니가 감옥일 뿐이었다. 크고 아름답지만.. 사방이 창살로 막힌....

누군가는 마을을 떠나 아버지를 찾고자 하고.. 누군가는 사랑을 쫓아가길 원하고... 누군가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고....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에 살고 있는 안과 의사 제롬 모르발이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되면서...

세 여인의 탈출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단 한 명만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죽어야 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3일뿐... 그 안에 성공해야 한다.

이 세 여인은 어떻게 될까.... 탈출에 성공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모네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하는 그곳...

이 책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 모네가 사랑했던 지베르니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보디 호텔, 엡트 강, 셴비에르 방앗간, 지베르니 학교, 생트 라드공드 성당과 공원묘지, 클로드 모네 거리, 루아 길, 오르티 섬, 모네의 장밋빛 저택과 수련 연못,

인근에 있는 베르농 미술관과 루앙 미술관, 작은 마을 코슈렐도 원래 모습을 고스란히 살렸으며...

모네의 삶과 작품, 유족에 관한 내용도 사실에 바탕을 두었으며 시어도어 로빈슨이나 외젠 뮈레 등 다른 인상파 화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모네가 죽을 때까지 살았던 지베르니..

그는 작은 마을에 정착한 뒤 바로 정원을 만들었고 정원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랐다고 알려져 있다.

정원을 배경으로 수많은 작품을 남긴 그에게... 지베르니의 정원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이 아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녔을 텐데..

미셸 뷔시는 실제로 존재하는 그곳을 소재로.. 예술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썼고..

그곳을 설명하는 글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내용은 추리, 미스터리 장르라 오싹하기도 하고 긴장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가 세세하게 표현하는 것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앞에 지베르니의 풍경이 떠올랐다.

더구나 책 앞쪽에는 지도까지 실려있으니.. 지도를 보면서 사건을 따라가는 것도 재밌었다.

 

혹시라도 미셸 뷔시..란 작가의 이름은 낯설다면... <그림자 소녀>라는 책 제목은 들어본 분들이 계실 것 같다.

그림자 소녀 역시 미셸 뷔시의 작품인데..

그 작품을 쓰기 전에 <검은 수련>을 먼저 집필했다고 한다. 그림자 소녀가 인기가 높자.. 이 작품도 재조명을 받게 됐다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작가에 대해서 많이 놀랐다. 그동안 일본 작가들의 미스터리에 흠뻑 취해있었는데..

그림자 소녀도 재밌게 봤지만.. 특히 이 검은 수련이란 작품은.. 읽다 보면.. 작가가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란 걸 느낄 수밖에 없을 만큼..

놀라운 부분들이 많고 재미도 있으며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생각나는 책이었다. 얼른 읽고 싶어 근질거리는 그 느낌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내용에 대해서 더 길게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이런 장르는 잘 못하면..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진짜 조심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는 얘길 못하는 게 아쉽기도 하다..

책에 대해서 주절주절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혹시라도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신 분들의 흥을 깰 수 없기에..

그냥 직접 읽어보시길 권유 드린다. 후회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책이고..

책 뒤에 추천사에도 적혀 있듯이.. 이 책은 짙은 여운과 감동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책이고..

두 번 읽어도 재밌는 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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