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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엄마입니다 -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양정숙.고혜림 지음, 허달종 그림 / 콤마 / 2015년 3월
평점 :
로봇다리 세진이와 엄마의 진짜 이야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전에 세진이가 출연한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잠깐이었지만.. 그때 나는 절대로 저렇게 키우지 못한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결혼도 하기 전이라.. 아이를 키운다는 게 막연하게 느껴질 때였지만..
복지도 제대로 안 된 이 나라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운다는 건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차별과 냉대와 선입견을 이겨내고
아이만 바라보며 아이의 인생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며 방송을 보니깐.. 세진이와 엄마의 모습은 내게 강한 충격이었고.. 두 사람 모두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이 책을 통해.. 내가 전혀 알지 못 했던 엄마 양정숙 씨의 이야기..
지난 세월.. 그동안 두 사람이 겪었던 일들을 하나씩 읽을수록...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지극히 평범하고 건강한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다고 징징거렸던 모습들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1997년 장애인 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양정숙 씨.
세진이를 만나던 그날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할 만큼.. 아기 세진이는 정숙 씨 마음에 깊게 새겨졌다고 한다.
그 후..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세진이가 정숙 씨의 아들이 되기까지... 무려 1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주변에서 장애도 있고.. 게다가 남자아이를 왜 입양하냐고.. 혹시 안 좋은 일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 하는 안 좋은 오해까지 받지만..
그 모든 걸 견딘 정숙 씨.. 입양을 한 이후에는 세진이를 걷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전국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알아보고..
의족을 하고 걷게 만들기 위해.. 큰 수술을 여섯 번 하는 동안.. 엄마의 마음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에도 대리운전이나 청소 일을 해야만 했던 정숙 씨를 보며..
주위에서는 술집에 나가는 거 아니냐는 말도 하고... 그 외에도 긴 세월 동안... 숱한 오해와 안 좋은 시선을 견뎌야만 했던.. 그 마음이 오죽할까..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막 흘렀다.
본인이 낳은 자식도 제대로 키우지 않고 버리거나 학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세진이 엄마의 모습은...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대단히 존경스럽다.
세진이가 장애인 국가 대표 수영 선수가 되고.. 성균관 대학교 최연소 입학을 하는 등...
이런 일들도 엄청나게 큰일이고 같이 축하하고 박수를 보낼 일이지만..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자신이 가진 장애로 인해.. 무엇 하나 쉽게 할 수 없고.. 세상의 벽에 부딪혀 더욱 큰 상처를 받았을 아이를
긍정적이고 단단한 아이로 키웠다는 것...
언젠가는 부모 없이.. 혼자서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
자신이 받은 차별과 아픔 때문에 삐딱하고 안 좋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원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세진이는 그렇지 않다.
엄마는 아이를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애를 썼고..
아이도 점점 좋은 쪽으로 변화를 하고.. 결국은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을 해냈다.
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엄마가 할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라..
읽는 동안 " 내 아이가 희망을 딛고 서는 그날까지 엄마의 시계는 멈추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계속 떠올랐다.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길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
내가 포기하면 세상도 포기해버린다는 것을 느끼며..
세진이의 성장을 앞으로도 쭉 응원하고 싶고..
우리나라 복지가 어려운 사람들,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그리고.. 나도 장애나 입양에 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그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는 사람이 되길..
무심코라도.. 남의 일이라 쉽게 말하며 상처 주는 인간이 되지 않게..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엄마는 자식에게 길을 열어 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걷고 뛰고 날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나는 세진이를 걷게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걷는 것보다 걷다가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아는 게 더 중요합니다.
혹여 못 일어나겠거든 누군가에게 손 내미는 것,
이것 또한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용기 있는 일입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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