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만드는 남자 -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이천희 지음 / 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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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천희가 아닌... 목공 이천희를 만날 수 있는 <가구 만드는 남자>

평소에 배우 이천희 씨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모르는 모습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연예인으로 보이는 면... 그 부분만 기억하고 있고.. 그것만 보고 판단을 하지만..

사람에게 한가지 면만 있는 건 아니니깐....

내가 잘 모르는 그의 다양한 모습들이 이 책 안에 있을 것 같았고..

더구나...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니깐... 더욱 궁금해졌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것이 명품이든 공산품이든... 원하는 것은 돈만 있으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대에서..

손으로 만든 무언가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하는 나에게..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은 정말 멋있게 보였다.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도 많고.. 힘도 많이 들어서..

지치기도 하지만.. 마침내 완성을 해냈을 때의 그 마음... 그 감동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이런 과정이 인생과도 많이 닮은 것 같다고 말하던데.. 그 부분을 읽으며 참 많이 공감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일이 되었을 때... 심정도 이해가 되고...

동생과 함께.. 시작한 가구 공방이.. 이제는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그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가... 상당하겠구나..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고...

그가 만든 자신의 가구에 대한 생각, 철학 이런 부분도 읽으면서... 그의 진지함이 좋아졌다.


이 책에는 평소에 알지 못 했던 그의 다양한 모습이 나온다.

때론 진지하고 때론 재밌고

한 아이의 아빠, 한 여자의 남자, 연기자, 목공, 캠핑을 즐기는 남자,

바다를 가르는 서핑의 매력에 빠진 남자,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남자,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는 남자 등등...

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컸다.


결혼을 하면서 자신이 직접 필요한 것들... 식탁, 책꽂이, 거실 테이블 등등을 만들기도 했다는 그가..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직접 아기 침대를 만들고.. 아기 의자도 만들고.. 나중에는 수납장까지..

만드는 모습.. 그 과정을 보면서.. 참 재밌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취미 하나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기도 하는데...

이 남자는 정말 재밌게 살고 있구나~!!! 감탄하게 된 것....

이건 시간적 여유와 돈만 있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재밌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고민했기에..

바쁘더라도.. 피곤해도.. 시간을 쪼개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이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즐거운 일이 많을 것 같고..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허투루 사는 법이 없다는 말도 떠오르면서...

이천희..라는 사람이.. 연예인으로 예능에서 보여주었던 가볍고 엉성한 부분만 있는 게 아니고..

다른 모습도 참 많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고..

아티스트로 살고 싶다는 그의 말에 분명히 그럴 수 있다고.. 응원도 하게 되고..

정말 예쁘게 생긴 딸의 모습을 보며.. 아고~귀여워~~ 어쩜 저리 예쁠까..

한참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연예인이면서.. 연기를 하지 않을 때.. 그의 일상 속 평범한 모습들을 보며..

때론 같이 웃고.. 때론 공감하고.. 때로는 골똘히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남자 멋있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 <가구 만드는 남자>

그리고 그가 중간중간 전해주는 목공이나 캠핑 등등의 정보도 도움이 많이 됐다.

나도 언젠가는 꼭 직접 가구를 만들고 싶다. 내 손으로... ㅋㅋㅋ


누군가와 별반 다르진 않지만, 분명 누군가와는 다른 삶. 그런 삶의 이야기 하나쯤은 같이 나누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건 배우 이천희의 은밀한 사생활을 담은 책도 아니고, 하이브로우 공동대표의 목공 기술을 전수하는 책도 아니다. 어느 마니아의 캠핑과 서핑 노하우도 아니고, 젊은 아빠의 좌충우돌 육아기도 아니다.

그저 그 모든 이야기가 담긴 2015년 3월 어느 삶의 한 장면일 뿐.

그냥 이런 삶도 있구나,하고 한번 들여다봐주면 좋겠다. 평범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삶, 느리지만 결코 게으르진 않은 삶, 더디지만 꾸준히 걸어가는 삶.

  - P. 10 -


조금 거창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가구를 만드는 과정은 삶을 만드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해 다듬고 깎으며 조립하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때로 재단을 잘못해 목재를 버려야 할 때도 있고, 못질을 잘못해 흠이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재단은 다시 하면 그만이고, 흠은 어떻게든 메울 수 있다. 고치고 바꾸고 수선하는 과정에서 그 가구만의 특징과 이야기가 생겨난다. 어쩌면 삶과의 이런 공통점들이 내가 아마추어 목수로 살아가는 진짜 이유는 아닐까.

나는 가구를 만들면서 조금씩 삶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 P. 33 -


배려하되 눈치보지 않고 살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존중하고 싶다.

신경쓰되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의 조언에 귀기울이되 아무나의 이야기에 좌우되고 싶지는 않다. 유행보다 취향을 즐기며 살고 싶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 P. 211 -


우리는 참 다르지만, 참 잘 맞는다. 서로 취향이 같고, 성격이 비슷해야만 잘 맞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양보할 수 있다면, 그게 잘 맞는 것은 아닐까.

아내와 나는 많은 것이 참 다르다.

그래도, 사랑한다,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사랑한다, 나와는 다른 부분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자신과 다른 부분을 포용하고 이해해주는 모습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그래도, 그래서, 그렇기에, 결국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 P.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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