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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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 책은 1999년에 열림원에서 초판 발행된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의 개정증보판이다.

총 110편의 시가 담겨 있는데.. 기존의 시 75편과 신작 35편을

새로운 주제에 맞게 재구성한 시집이다.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기존의 시와 함께 미발표 신작까지 함께 볼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었다.

시집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2장 -파도의 말-

3장 -마음이 마음에게

이 부분을 읽으며..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과 글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을 연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 그리고 느낌이..

사랑, 그것과 참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도 하였고..

종교를 떠나 좋은 글이 전해주는 감동과 마음의 위로는 언제나 좋다.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고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한 문장씩 따라 읽으며 내 마음도 수녀님처럼 맑고 투명하고 잔잔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수녀님도 종교인이기 전에.. 보통의 사람이니깐.. 번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시를 담고 있는 그 마음속에는 나쁜 것이 들어올 틈이 없을 것만 같다...


그리고 4장 -아픈 날의 일기-

이 부분은 암 투병을 하며 겪었던 시간들을 담고 있다.

기사를 찾아보니...

2008년 7월... 대장 직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 6차까지 항암치료를 30번 받았고..

방사선치료도 28번 받았다고 한다

삶과 죽음, 생사의 기로에서 남긴 글이라니.... 더욱더 놀랍다.

이 기사를 읽고 시를 읽으니 눈물이 차올랐다.

겪어본 적 없는 고통이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저 막연히..

긴 시간... 고통스러웠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할 뿐...

겸허하게 써 내려간 시를 읽으며..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마지막 5장-별을 따르는 길-

이 부분에는 삶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에 대한 글이다.

읽는 동안 반성하는 마음이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끼는 수녀님과는 달리..

나는 왜 이리도 욕심이 많은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욕심으로..

아등바등 사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수녀님과 같은 마음이 될까?

아마도..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오래전부터 마음이 복잡할 때 시를 읽기 시작했다.

짧은 글 속에 담긴 의미를 찾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도 차분해졌고..

아름다운 구절을 따라 읽으면 어두운 마음도 밝아지는 느낌이었고..

시를 읽으며.. 그 안에서 길을 찾기도 했었고..

시...라는 건 참 특별한 것 같다. 숨은 매력도 참 많고...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다.

이제 곧 만연한 봄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 책을 들고

꽃구경 가고 싶다.

활짝 만개한 꽃을 바라보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흩날리는 벚꽃잎 아래서 이 책을 읽어도 참 좋을 것 같다.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싱그러움과 함께 마음까지 풍성해질 것 같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타고 꽃내음이 느껴지듯이..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읽는 눈과 입, 그리고 마음으로

삶에 대한 감동과 사랑이 밀려온다.

덕분에 오늘 내 마음도 아름다워졌다.


꿈이 없는 삶

삶이 없는 꿈은

얼마나 지루할까요


죽으면 꿈이 멎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꿈을 꾸고 싶습니다.

꿈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꿈을 위한 변명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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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는

그리도 길게 늘어놓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네

아니, 처음부터 아예

듣기를 싫어하네


해야 할 일 뒤로 미루고

하고 싶은 것만 골라 하고

기분에 따라

우선순위를 잘도 바꾸면서

늘 시간이 없다고 성화이네


저 세상으로 떠나기 전

한 조각의 미소를 그리워하며

외롭게 괴롭게 누워 있는 이들에게도

시간 내어주기를 아까워하는


건강하지만 인색한 사람들

늘 말로만 그럴듯하게 살아 있는

자비심 없는 사람들 모습 속엔

분명 내 모습도

들어 있는 걸

나는 알고 있지


정말 왜 그럴까

왜 조금 더

자신을 내어놓지 못하고

그토록 이기적일까, 우리는......

             - 왜 그럴까,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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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땐 누구라도

외로운 섬이 되지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면

문득 그리워지는

일상의 바쁜 걸음

무작정 부럽기만 한

이웃의 웃음소리


가벼운 위로의 말은

가벼운 수초처럼 뜰 뿐

마음 깊이 뿌리내리진 못해도

그래도 듣고 싶어지네


남들 보기엔

별것 아닌 아픔이어도

삶보다는 죽음을

더 가까이 느껴보며

혼자 누워 있는 외딴섬


무너지진 말아야지

아픔이 주는 쓸쓸함을

홀로 견디며 노래할 수 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삶을 껴안는 너그러움과

겸허한 사랑을 배우리

           - 병상 일기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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