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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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다..는 말처럼..

나는 책을 딱 폈을 때 프롤로그나 서문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꼼꼼하게 읽는 편이고..

책을 읽을지 안 읽을지를 결정하는데 거의 50%는 차지하는 것 같다..

그 부분이 흥미롭지 않다면.. 책을 끝까지 읽는 데까지 오래 걸리는 편이기도 하고..

첫 느낌을 중시하는 것 같은데..

이 책은 프롤로그가 마음에 확 와 닿았다. 느낌이 좋았다.

평소에 내가 느꼈던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적혀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때는 활기찬 출근길에 서 있었다. 한때는 뜨거운 사랑에 빠져 있었다. 한때는 꿈을 품고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환희에 찬 순간도 있었다.

생각하는 대로, 계획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만 같은 날들의 연속이기도 했다.

그렇게 믿고 다짐하기를 반복하다 서서히 알게 되었다.

희망도, 사랑도, 환희도 더는 내 것이 아님을.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던 일상이 반복되면서 희망 없이도, 사랑 없이도, 환희 없이도 살아가게 되었다.

 불쑥 찾아든 열정의 불씨를 살려보려 애쓰지만 나를 옭아맨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열정 따위를 찾기엔 너무 늦어버린 나이와, 나이보다 더 빠르게 늘어가는 편견 때문이라 변명하지만 실은 두려움과 게으름이 원인이다.

결국 현실에 안주하고 만다. 출근길에는 몽상에 빠져 있고, 과거의 사랑에 얽매여 있으며, 꿈은 사라지고,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무기력하게, 그렇게 될 대로 되란 식으로 내팽개치다가도 변화와 탈출에 보란 듯이 성공한 사례들을 접할 때면 잠시 잊힌 열정이 또다시 꿈틀댄다. 그러다 그나마 누리고 있는 평온함, 나름의 안정감마저 잃을까 봐 움츠러든다.


   - 프롤로그 p. 4~5 -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작가의 필명도 특이하다. 앙덕리 강작가...

딴, 짓을 구상할 때 살았던 강남.. 그곳에서의 화려한 일상을 뒤로하고..  경기도 양평 앙덕리로 이사를 하고..

집필을 하면서... 강작가..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평생을 화려한 조명과 네온사인이 없는 곳에서는 단 하루도 살아본 적 없던 작가가 소소한 일탈을 저지르며 작성한

일상 여행기 <딴, 짓>


호기심 충만해지는 소개 글을 읽으며.. 나도 일상 탈출을 해보고 싶다.. 큰 일탈은 못하지만.. 소소하게..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책에는 그런 방법이 나와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일상 탈출 방법을 설명하고 따라 하라는 책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상에서...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 생각들을 기록한 책이었다.

그렇다고 실망스러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일상 여행자..라는 문구를 주목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딴, 짓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강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어떤 글은 기존의 보편적인 생각과는 다른.. 즉, 틀을 깨는 이야기도 있었고..

어떤 이야기는 용기를 주고..

또 어떤 이야기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도 한 번 해볼까?!

나도 어딘가로 훌쩍 떠나볼까? 즉흥 여행으로는 어디 가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면서..

강작가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여행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얻는 게 참 많다는 걸 느꼈다.

또한 그런 일상에서의 생각을 맛깔스럽게 표현하는 강작가의 재능이 부러웠다.

아.. 나도 순간순간의 감정이나 생각을 잘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해야지..라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다 흘러가버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생각들이

때로는 안타깝게 느껴진다.. 아쉬운 마음도 있고...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지..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누군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구나..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면서..

천천히 곱씹어 보게 되는 책... <딴, 짓>

글과 함께 예쁜 사진도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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