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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진짜 폭풍 공감을 했다.
그 시작은 잘 모르겠지만.. 미묘하게 거슬리는 어떤 사람이 누구에게나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그것이 직장이든 학교든 온라인상이든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사람 간의 갈등과 마찰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는 순간.. 어떤 사람이 딱 떠올랐다..
시간이 흘러도 역시나 싫어할 것이다.. 진짜 밖에서 마주치면 뒤통수든 앞 통수든 한대 확 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으니깐.. 몇 년이 지났음에도...
이런 생각이.. 내가 얼마나 옹졸한가를 보여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도덕적인 척,, 착한 척.. 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아직 멀었구나..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다짐하는 걸로..
씁쓸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모리모토 요시코... 애칭 수짱... 그녀는 36살이 되었고.. 점장으로 승진한지 2년차인데..
요즘 직장에서 미묘하게 거슬리는 사람이 생겨 하루하루 힘들어하고 있다.
그녀의 신경을 건드리는 사람은.
카페 사장의 조카인 무카이... 그녀는 시종일관 남을 험담하고 늘 빈정대는 말투로 이야기를 한다..
수짱은 착한척하는 게 아니라.. 그런 부정적인 감정과 말투가 듣기 싫은 것뿐인데..
볼 때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을 어떻게 좋게 생각할 수 있을까?
더구나 서비스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이... 손님의 행동을 보면서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다..
이런 식으로 뒷담화를 하는 게 맞는 걸까?
점장의 입장 따위는 신경도 안 쓰고.. 자기 멋대로 직원들 휴가를 주고..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은
근무 기간이나 다른 직원들 생각도 안 하고.. 큰아버지인 사장에게 부탁해서 정직원 시켜준다는 말을
하는 모습도 이해가 되지 않고..
수짱에게도 "마치 자기 가게라도 되는 것 같네.." 이런 식으로 대놓고 무안주는 것도 그렇고..
자기 아버지도 아니고.. 큰아버지가 나중에 점장 시켜주겠다는 말에..
이미 점장이라도 된 것처럼 마음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휴.... 참 대단한 갑질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진짜 밉상이라고 생각했다..
불쌍한 수짱...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그 생각을 쉽게 떨쳐내기 어렵고..
말을 꺼내면.. 일이 더 커지고...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 뻔하니깐..
참고 또 참는데... 그런 시간들이 너무 힘드니깐... 에효...
모든 게 참 쉽지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또한 수짱의 선택에 대해서 엄마의 말에.. 감동을 받았는데....
누가 뭐라 해도..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결국 부모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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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무척이나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 뭔가 한 가지가 싫은 게 아니라.. 사소하게 싫은 몇 개가 마치 장롱 뒤의 먼지처럼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고 그렇게 청소기로 빨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미움이 커진다. - p.33 ~ 34 -
그 불쾌한 느낌..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을 혼잣말인 듯해버리고.. 이쪽에서 반응하면 '농담'이라고 딴청을 부린다. 그 사람은 일부러 그런 거다. '확신범'이다. 알고 있다... 신경 쓰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다.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상처받는다. 난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지? 싫은 사람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면 모든 것이 원만해지나? 그런 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걸까.. -p. 86 ~ 87- |
그리고 또 한 명...
아카네.. 30세.. 독신.. 부모님과 여동생이 있고.. 남자친구도 있다.
여동생이 조만간 결혼을 할 예정이라.. 부모님은 아카네에게도 결혼에 대한 압박을 주고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미모만 믿고 일을 대충 하는 40대 선배의 행동이 점점 마음에 들지 않고..
이제 막 승진한 남자친구는 결혼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아카네는 얼른 결혼해서.. 지긋지긋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결혼을 해도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아카네의 상황을 보면서..
부모님이 자식에게 굳이 저렇게 결혼에 대해서 부담을 줘야만 하는 것일까?
말끝마다 저런 식으로 하면.. 진짜 짜증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남자친구의 어떤 부분을 보면서 무언가 찜찜해하는 아카네의 모습과 그것에 대해 상대방에게 말하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옳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부분이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특히나 결혼을 할 사이라면... 평생 그런 모습을 보고 살텐데.. 싫은 점을 평생 어찌 볼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질린다.. 고칠 수 있는 것이라면.. 결혼 전에 해결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아카네가 직장을 선택하는 장면에서도.. 멋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하기 싫다고 결혼을 하는.. 그런 도피성 선택은 진짜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결혼도 결국은 현실이고 일상이 되는데.. 조금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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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정말 해도 되는 걸까....... 그 사람이랑 해도 되는 걸까?
불안한걸...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걸까... 그래. 그런 사소한 일에도 마음속에 불안이 가득 차는 건... 그만큼 나의 인생이 내게는 무거운 거야. 그 누구에게도 내 인생이 가볍게 보이는 건 싫어.
- p.126 ~ 1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