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필사를 하고 있는데 정말 정말 재밌고 즐겁다.
표지도 예쁜 <나의 첫 필사 노트>.
표지 디자인은 3종류가 있으며...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상의 날개, 김유정의 봄ㆍ봄
이 세 작품이 실려있다.
한국 현대문학작품을 읽으며 따라 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책.
새봄 출판사 대표님께서 서문을 직접 옮겨 적으시면서 이 책의 활용 방법을 알려주셨다.
이 책의 내부를 설명하자면... 한 페이지는 필사를 위한 글이 적혀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빈 공간이 있다.
빈 공간에 글을 옮겨 적으면 된다.
출판사에서 소설을 필사하기 편하도록 문장과 단어를 최대한 현대식으로 수정을 했고..
어려운 단어 또한 아래쪽에 단어 풀이를 해놓았다.
그리고 하나의 소설이 끝나면.. 도움말이 나오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이 있고..
소설 원문까지 실려있다.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필사 습관처럼... 글을 먼저 읽고.. 옮겨 적을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바로 따라 적는 걸로 결정했다.
아껴두었던 연필 한 다스를 꺼내 깎고 지우개도 준비하고..
연필로 필사를 하는 건 참 오랜만의 일이라.. 영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연필의 사각거림이 마음에 들었다.
비록 글씨가 점점 투박해지고.. 끝내는 유치원생처럼 써져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 책의 필사가 다 끝날 무렵이면 연필에 익숙해지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진행 중이다.
피곤한 상태임에도 손에서 연필을 놓을 수 없을 만큼 재밌고 즐거웠다.
예전에는 시험 때문에 읽고 공부한 문학 작품을 이렇게 부담 없이 즐기고 있어서 그런지..
시간이 많다면 계속 쓰고 싶어졌다.
필사의 사전적 의미는 베끼어 씀이라고 한다.
필사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절대로 어려운 게 아니다.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구절이나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그것을 옮겨 적으면 된다.
읽을수록 좋은 책이라면.. 야금야금 조금씩 베껴 쓰면 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어릴 때부터 옮겨 적는 걸 좋아했다.
책을 읽는 것만큼... 필사를 하다 보면 책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는 것 같았고..
나는 주로 먼저 책을 읽은 후에.. 필사를 했고..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적은 후에 소리 내어 읽기도 하였다.
읽고, 쓰고, 말하고의 반복...
그러다 보니 기억력도 좋아지는 것 같았고..
좋은 문장을 베껴 쓰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되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시간이 나면 꾸준히 옮겨 적는 일을 계속 해온 것 같다.
한동안 손놓고 있던 필사를 이 책으로 다시금 시작했는데..
직접 해보니 참 좋은 책 같았다.
청소년들에게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의 정확한 문장을 알려주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아서..
학생들에게 선물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어른들에게는 옛 시절을 생각할 수도 있고..
나 역시 학창시절 생각이 많이 나서.. 따라 쓰는 일이 더 즐겁기도 했고..
한 장, 한 장 읽는 동안에..
어지러운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평소 잊고 있었던..
우리나라 문학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생각하게 되고..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뜻깊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을 필사하면서.. 보완해주었으면 하는 게 있었는데..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평소 원고지에 옮겨 적는 게 습관이 돼서..
텅 빈 공간에 적으려고 하니깐.. 무언가 괜스레 어색하기도 했다.
필사하는 공간을 줄 노트 형식이나... 원고지처럼 꾸미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첫 필사 노트>
여러모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고..
필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좋은 문학 작품을 필사 노트로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