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 엄마 박완서를 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다
호원숙 지음 / 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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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좋다 참말로 좋다

오랜만에 아주 좋은 책을 만났다.

이렇게 즐거울 수가.


박완서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떠나간 사람이 그립고 보고 싶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을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슬픔이 차오른다.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이 책은 故 박완서 작가의 맏딸,

호원숙씨가 엄마와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1장은 박완서 작가가 살아계실 때 곁에서 소리 내어 읽어드린 글이고

2장은 박완서 작가가 떠난 후... 아치울 집을 떠나지 못하고

그리움, 슬픔, 애모의 정을 담아서 쓴 글이고...

3장은 연재했던 칼럼에 외할머니 이야기를 덧붙인 글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정은 참으로 특별한 것 같다.

그중에서도 모녀간의 정은 더욱 그렇다.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니..

그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걸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장.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엄마가 문학계의 거장이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엄마와 딸, 모녀 사이에 소소한 모습들을 보며..

우리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 평범하고 익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호원숙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참 맛깔스러운 글 솜씨에 놀랐다.

읽을수록 재밌고 뭉클뭉클한 감정이 생겼고..

흑백 사진들을 보면서 그 시절의 추억들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또한 그녀가 이야기하는 어머니, 아버지, 가족 이야기를 들으며..

자식이 부모를 이렇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아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으며...

고인이 참으로 자식들을 멋지게 훌륭하게 키웠다는 생각을 했다.

존경스럽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그들 곁에 있음이 느껴졌다.

그녀가 자식들에게 전해준 사랑, 일생토록 보여준 모습들...

그런 것들이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스며들었을 것이다.


읽을수록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는 故 박완서 작가의 팬이었다.

읽고 또 읽고...

어느 날 엄마에게 그 작가가 왜 좋으냐고 물었는데..

엄마가 진지하게 왜 좋은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셨다.

그전에도 엄마는 내게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들을 많이 추천해주셨는데..

어떤 작가에 대해서... 그 책에 관해서 마주 앉아 진지하게 이야기 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고..

그 후로 엄마의 말이 계속 생각나 작품을 읽게 되었고 나 역시 좋아하게 되었는데..

결혼하고 보니 사소하고 소소한 옛날 일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마음이 더욱 강해져 당장이라도 엄마를, 할머니를 보러 가고 싶었다.

"엄마, 엄마 있잖아 옛날에...."라면서 밤새도록 옛 추억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었고..

시간이 흘러 나는 우리 엄마를 어떻게 추억할까..

또한 내 아이는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움을 쌓이면 병이 되기도 하는데..

그리운 마음을.. 그 아픔을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그려낸 호원숙 작가.

참으로 멋있고, 앞으로는 이 책을 보면서 함께 故 박완서 작가를 추억하고 싶다.


* * * * *

작품 안에 들어있는 고인의 유품 사진은 이병률 시인이 찍은 것이고

표지의 붉은 맨드라미 그림은 어머니의 마당에서 호원숙 작가가 직접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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