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9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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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그러안은 세 여자.

한 여자는 돈이 필요하고, 다른 한 여자는 진실을 원하며,

또 한 여자는 과거를 지우려 한다.

동경 혹은 사랑, 나는 무엇을 좇아야 하는가.....

꽃 사슬에 등장하는 세 여인...

리카 李花 :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지만... 학원은 망했고.. 유일한 가족인 외할머니는 암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

마지막 소원이라며 할머니가 하는 부탁까지 들어주고 싶은데... 돈이 넉넉하지 못하다.

어쩔 수 없이... 예전에 리카의 부모님이 사망했을 때 경제적 원조를 하고 싶다고 연락 왔던 K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를 만나려고 하는데...


미유키 美雪 : 외삼촌이 임원인 회사에 사무직원으로 취직하고... 외삼촌이 소개해준 영업부 직원 가즈야와 결혼.

3년째 계속 기다리고 있는.. 아이 소식은 들리지 않고... 외사촌 오빠인 요스케와 남편인 가즈야가 함께

건축 사무소를 차리게 되는데....


사쓰키 紗月 : 일러스트레이터 겸 시민회관에서 미술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산악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그 시절같이 동아리 활동도 하고.. 기숙사 방을 함께 썼던 친구 기미코.

어느 날 그 친구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게 되지만......


" 사람은 생각도 못 한 곳에서 서로 연결되어서,

한 번 사슬을 끊어도 다른 곳에서 연결되어 있나 봐요. "


이 세 여인 이름 속에 들어있는 한자... 꽃, 눈, 달....

단순히 리카 이야기... 미유키 이야기.. 이런 식이 아닌...

말하자면, 꽃/ 말하자면, 눈/ 말하자면, 달/ 이렇게 표현하면서 세 여인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들려주는데...

처음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세 사람은 무슨 인연인지.... 그리고 K는 도대체 누구인지...

중간 부분까지 이야기의 핵심으로 보이는 K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시켜놓고..

K에 대해서는 별다른 힌트를 주지 않아서... (물론 내가 놓친 것일 수도 있다...)

진행이 느리게 느껴졌고.. 답답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술술 읽히는 책. 


이 책은 미스터리 느낌보다는 드라마적 특성이 느껴진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엄마와 딸의 갈등이나 친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고... 잔잔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스릴 있고 계속 추리를 하게 되는 일반적인 미스터리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책 뒷면에 쓰인 격정의 미스터리...

이 말만 믿고 보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리고 초반에 알게 된 세 여인의 공통점..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자주 애용하는 가게가 똑같다는 것.

꽃집과 긴쓰바..라는 화과자를 파는 가게... 이 두 곳을 자주 가는데...

이 책에는 꽃이 워낙 많이 나와서...

지루해질 때쯤 꽃도 찾아보고 꽃말도 찾아보고..

꽃 사슬.. 이란 제목도 그렇고 꽃집 역시 아무런 이유 없이 계속 나올 리 없으니깐...

또 작가가 계속 꽃에 관해서 상세한 묘사를 하는데..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르는 것도 있어서 찾아보기 시작...

예상외로 그런 걸 찾는 재미도 있고..

꽃말을 보면서 등장인물들과 연결해보는 것도 재밌었다.

인물의 성격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게다가 이 책 뒷부분에서 놀랐던 것은...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니..

나랑 비슷한 말을 적어놔서...

사람이란 대체로 비슷한가 봐..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을 예정이라면...

뒤쪽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먼저 보면 절대로 안 됨!!!

책의 내용이 설명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읽고 보면...

미스터리..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마저 사라지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차근차근 읽으시길~!!!


작가 인터뷰에서 미나토 가나에의 말...

"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다음, 누군가에게 "고마워"라고 말하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들었으면 합니다. "

이 말이 딱 맞는 책... 꽃 사슬.

나 역시 읽으면서 갑자기 찡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왼손에 쥔 파란 용담 꽃다발을 어머니에게 내밀었다.

"어머니한테 의논하고 싶은 게 있어요."

그런 말을 덧붙여서.

하지만 어머니는 꽃다발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그림 교실에서 남은 꽃을,

내가 내밀기도 전에 빼앗아가는데.

"중요한 얘기니?"

"응."

고개를 끄덕이자 어머니는 가만히 두 손을 뻗어,

꽃다발이 아니라 꽃을 내미는 내 손을 움켜쥐었다.

"의논이 아니라 사쓰키는 이미 마음을 정한 거지?"

"왜 그렇게 생각해요?"

"그야 꽃을 사 왔잖니. 아버지하고 똑같아.

그러니까 사쓰키가 결심한 건 옮은 일이야."

어머니는 움켜쥔 손에 힘을 싣고 가만히 웃었다.

눈물이 한 줄기,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넘친다.

죄송하다는 말을 삼키면서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이 장면에서...

엄마는 다 알고 있구나... 결국은 딸의 선택을 받아들이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때로는 오해로 인해 갈등하고 상처 주고 상처 입기도 하지만..

세상에 나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결국은 엄마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미스터리로는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읽으면서... 특히 후반부에서... 모든게 다 밝혀지면서...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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