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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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여정에 들어선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죽어가는 인간의 시간을 적나라하게 겪고 느끼다”

죽어가는 초고령 노인을 ‘관리’하고 길들이려는 의료환경에 좌절하고
현실감각을 서서히 잃어가는 아버지의 기저귀를 묵묵히 갈며
언젠가 내게도 무심히 닥칠 늙음과 죽음을 생각하며 보낸 3년 반의 기록
 


이 책은 작가가 여든이 훨씬 넘은 아버지의 병간호를 했던 삼년 반의 시간,

1254일에 관한 기록이다.

일기 형식은 아니고.. 늙고 병든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심정을 최대한 담담하게 쓴 에세이.

그동안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이 책을 통해 점점 가깝게 느껴졌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한 발자국씩 걸어가고 있다.

탄생의 순간은 축복이지만.. 죽음은 축복할 수 없고... 피할 수도 없다..

또한 죽음이란.. 지나고 보니.. 아.. 내가 그땐 그랬지..라고 스스로 회상할 수 없으며..

경험하는 그 순간.. 오로지 끝만 있기에..

떠나가는 사람도 준비가 꼭 필요하고..

누군가의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슬픔과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기에..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그리고 호상..이라는 말도 있지만..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보다는 오랫동안 질병으로 고생하다

떠나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에서..

과연 노인들과 자식들(보호자들)을 위한 복지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우리나라 노인을 위한 복지 혜택은...

내가 보아도 허술하고 엉망이었다.

누굴 위한 복지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점점 고령화 시대로 변하고 있고

청년층의 노인 부양 부담 역시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데..

그에 반해 복지 부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요양원이나 노인전문 병원만 많이 허가해준다고 해서..

원활한 복지 제도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기나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마지막을 향하는 시기가 가까워지면...

가장 먼저 죽음을 대비하여 모든 것을 조금씩 깔끔하게 정리해두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미리 생각해서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전에는 요양원에 가면 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

요양원 같은 시설은... 최선의 수단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

이별에 앞서..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절실히 느꼈다.

죽음을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고..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내가 내 마지막을 정리해 놓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혼란을 주고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님과의 이별도 생각해 보았다.

언젠가는 나도 작가처럼 경험할 일이지만..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저 더 늦기 전에 효도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부모님의 마지막 길이 허망해지지 않도록 자식으로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뿐...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과 생각을 읽으며...

너무 무지했던 나의 모습... 그리고 무관심을 반성하였고..

죽음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기 전에

올바른 준비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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