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계 나츠코 ㅣ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생 후유코와 그녀의 담당 의사 사와키.. 그리고 나츠코..
이 세 사람이 폭우를 뚫고 연극을 보러 가던 그날..
우연찮게 사진작가 노보루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사진 모델 제안을 받는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그에게 누드 사진을 찍기로 결심한 나츠코.
3년간 사귄 남자친구 다츠오의 청혼도 거절하고 무작정 도쿄로 상경하게 되는데..
고미네 집안의 네 자매,
하루코. 나츠코, 아키코, 후유코는
일본어로 봄(하루), 여름(나츠), 가을(아키), 겨울(후유)에서
따온 이름인데..
사람의 성격도 태어난 계절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 것인지..
뜨거운 여름 8월에 태어난 그녀, 나츠코는 열정이 가득하고 모험을 즐기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 같다.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긴 원래 그렇다. 나는 항상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인간이다. 이유는 나중에 갖다 붙일 뿐, 진짜 동기는 나 자신도 알지 못한다. 항상 그랬었다. -p.41 - |
이런 그녀가 안정되고 평범한 삶을 버리고 도쿄로 올라가
사진작가 노보루와 그가 소개해준 케이를 만나면서
예전과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과정을 담은 책.
사계 나츠코.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론 공허하고 허무했으며 슬프기도 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 있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혹은 놓쳐버린
무언가를 곱씹으며 살아가기도 하는데..
나츠코나 케이는 그런 게 없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녀들은 선택 앞에서 망설임도 없고 후회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인생이 한번뿐이라고 해도..
사람들 모두가 죽음을 향해 한발 한 발 내딛고 있기 때문에'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고 해도...
도무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녀들을 그랬다.
마치 불을 보고도 달려드는 불나방 같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케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예전에는 무얼 했을까..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케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을만큼
그녀는 매력적이었다.
물론 이해 안 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이야기할 때 보면 모르는 것도 없고 상황에 맞게 다양한
캐릭터로 변하는 그녀의 모습과 다른 사람의 내면을 잘
알아내고 이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 여인의 내면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나츠코와 그녀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엔 아니었는데.. 나중에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동생 후유코의 편지가 오랫동안 계속 생각이 나서..
그녀의 편지를 읽으며 그전에 받았던 느낌들..
공허하고 허무한... 그리고 슬프기도 했던 감정들이
편지를 읽으며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 눈에 너무나 즉흥적으로 사는 그녀들의 가벼움을
후유코의 편지가 적당한 무게로 눌러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후유코의 아픔도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나츠코 역시 마냥 가벼운 사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이야기가 어느 한 쪽으로만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나츠코의 즉흥적이고 무모한 면에 놀라서..
적응이 안 되기도 했지만..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무모해 보일지라도
자신을 믿고 부딪혀보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을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