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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미모의 예술작품 복원가 훌리아라는 여성이 <체스 게임>이라는 가상의 작품 - 물론 화가 (반 호이스) 또한 작가에 의해 가공된 인물이다 -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연루되면서 사건의 진모를 파헤쳐 나간다는 줄거리.
줄거리만 들었을 때에는 댄 브라운의 소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와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예술, 건축 등에 대한 지적 유희가 넘쳐나는 소설이다. 작가 아르투로 페레스는 스페인의 유명 대중 소설가이며 쉬운 문학을 추구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스페인의 독서 수준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당장 우리나라 2,30대 남성의 베스트셀러만 보더라도 독서 수준라는 것이 존재할지 의문이 드니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범인이 누구인지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은 결말에 중점을 두고 볼 것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보아야 더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특히 세사르의 현학적인 대사들이 나올 때가 가장 묘미가 있는 부분이라 본다 :) 장미의 이름의 호르헤 노수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장미의 이름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가장 지적인 인물이 범인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호르헤 보르헤스를 호르헤 수사의 모델로 삼았다는데 아르투로 페레스도 세사르의 캐릭터 모델이 있는 건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보다보니 체스를 배우고 싶어진다. 스타트렉에서도 스팍과 커크함장이 체스를 종종 두곤 하던데 서양문화에서는 확실히 체스를 이성의 상징으로 둔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의 바둑과는 또 다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