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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ㅣ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학생 때 읽다 만 크리스티의 소설을 다시 집어들었다.
낭만적일 듯한 소설의 제목은 결국 내용 전체를 관통한다. 그녀에겐 봄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나마 그녀에게 애정을 가졌던 교장과 블란치마저 그녀는 비뚤게 보고 있고, 멀고 먼 바드다드까지 가서 얻어낸 자신에 대한 성찰과 발견을 집에 오는 순간 걷어차 버린다.
소설 초반에는 그녀에게 환멸을 느꼈으나, 내용이 진행될수록 정말 아이마냥 아무 것도 느끼지도 알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안타까움과 동정심마저 잃었다. 그와 함께 나 또한 이러지 않은가 하는 일종의 자기환멸까지 느낄 수 있었다.
크리스티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어디까지인가.
알면 알수록 놀라운 그녀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