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인 인 러브
레이철 기브니 지음, 황금진 옮김 / 해냄 / 2021년 12월
평점 :
제인 오스틴은 남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로맨스
소설에 불과하다는 오명을 벗고 당대의 사회상과 불합리함을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하게 꼬집는 그녀의 소설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면이 있기에 저 또한
매우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데요, 이번에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마쥬가 아니라, 그녀의 작품과 사랑을 소재로 한 소설을 읽게 되어 소개하고자 찾아 왔습니다.
바로 [제인 인 러브]라는
소설로, 사랑에 빠진 제인이라는 이 소설은 언뜻 들었을 때에는 제인 오스틴의 사랑 얘기? 항상 소설의 주제잖아?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청혼을 거절하고
독신 작가로의 삶을 선택한 그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아이러니한 얘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은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가 팸벌리 저택으로 풀길을 제치며 뛰어갈 때의 모습을 오마쥬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발랄하고 재기있는 엘리자베스의 성격은 제인 그 자체였다는 것을 암시하듯이요.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부와 사랑을 모두 거머쥘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제인은
사교계의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는 일개 노처녀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제인 또한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고, 본인의 결혼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이로 표현하고 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은 사랑을 갈구하는 성격이라기보다는 사랑에 냉소적인
이가 아니었나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면은 조금 아쉬웠는데요, 마치 여성이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이런 편견을 내비치는 것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청혼이 어그러지는 장면, 마치 오만과 편견에서 위컴의
위선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설득에서 앤이 웬트워스 대령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줄 알고 쇼크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 동생이더라 하는 장면 등을 깨알같이 오마쥬한 것은 팬으로서 상당히 반가운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타임워프를 하고 난 뒤에 만난 장소에서 대배우 소피아와 그의 동생 프레드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면서 미래에서
얼마나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이 문학계에서 소중하면서도 위대한 것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그에게도 독자에게도 가슴 벅찬 장면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프레드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프레데릭 웬트워스에서 따온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만큼 둘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를 보여주는 복선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에 결말을 정해져 있지만, 한여름 밤의
꿈과 같았던 짧은 사랑을 통해 더욱 제인 오스틴에게 펜과 글은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던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결말을 보고 약간 찡했어요. 저자가 이 글을 열다섯 살 때 썼다던데
그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뿐입니다.
미래의 제인 오스틴을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