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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팅 게임
샐리 쏜 지음, 비비안 한 옮김 / 파피펍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소설을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강력 추천합니다. 로맨스 소설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맛과 클리셰이지만
바로 그 클리셰에서 오는 짜릿함에 매력이 있는데요, 이번 소설은 그런 간질간질한 맛을 잘 살린 작품이었습니다. 원서 제목은 The hating game 이고 한글 번역본은 제목
번역없이 그대로 [헤이팅 게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사실 영화나 도서에 있어 번역없이 원서 제목을 그대로 살리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 도서는 번역하지 않은 이유가 있기에 납득이 갔습니다. 루신다(루시)와 조슈아(조쉬)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게임 또한 진행이 되기 때문인데, 초반부터
이어지는 둘 사이의 긴장감에 계속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보다보면 여주인공인 루시는 말로는 남주인공 조쉬가 너무 싫다고 얘기하지만 독자나 주변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 게 보이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로맨스 소설이다 보니 남주인공이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지는데 그 모습을 여주인공의 눈을 통해서 보고 설명하게 되다 보니 더욱 루시가 처음부터 조쉬를 좋아했던 것 아냐? 하는 생각도 가끔 들더라구요.
책 설명을 잠깐 하자면 두 주인공은 출판사 벡슬리 & 가민, 통칭 B&G에서 공동 대표의 비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동대표인 두 명도 워낙 앙숙인데다 주인공들도 성격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사사건건 부딪칠 수 밖에 없는데요, 책에서는 전면 유리와 크롬으로 디자인된 사무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책의 도입부부터 미움과 애정은 거울과 같은 관계라고 시작을 하고, 책
내용에서도 마주보며 일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반사되는 것을 보여주며 경쟁심과 애증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짜릿한 느낌을 더욱 고양시킨다고 생각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서로 반사되는 모습과 감정이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호하게 보이도록 거울이란 소재를
이용했구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영화로도 리메이크되었기에 사무실 디자인을 어떻게 했을까 궁금했는데 그냥
나무 디자인으로 굉장히 건조하고 평범하게 되어있어서 좀 실망이었어요. 하지만 감독의 의도가 있을 테니까요..
보다보면 트렌디한 로설보다는 예전 로맨스 소설의 구도를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밝은 성격이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불안을 느끼고 있고, 그럼에도
기본적으로는 강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여주인공과, 차갑고 독설을 날리는 공주(공포의 주둥아리)이지만 상처를 갖고 있는 유약한 영혼의 소유자 남주인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남주인공이 예민한 매력이 있는 핫가이여서 누가 좋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화의 남주인공은 얼굴에 영 글이 없어서 조금 몰입감이 떨어지더라구요. 그냥 이미지는 각자의 판단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여주인공이 아파서 남주인공이 치료해주는 부분인데요,
둘의 관계가 전환되는 장면으로 본심이 나올 듯 말 듯한 부분을 잘 살렸다고 생각해요. 아픈
와중에도 여주인공의 남주인공의 외모 칭찬은 계속되는데 이 부분이 참 여주인공이 푼수 같기도 하고 얼마나 잘생기면 저럴까 부럽기도 하고 오묘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결말이 조금 후다닥 진행되는 느낌이 있고 형 여자친구 얘기는 조금 띠용? 스럽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전 원서도 주문한 상태라 원서도 읽어볼 생각이예요. 참고로 좀 수위가 높은 편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직접적인 표현이
꽤 있어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