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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평점 :
살다보면 한 번쯤 남이 위험에 처한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때
용기를 내서 도와줄지 아니면 모른척 하고 갈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아임 워칭 유]는 이런 상황에서 순간의 판단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 주인공의 얘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 주인공의 판단이 오판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성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상황에서 경찰에게 전화를 걸 사람이 몇이나 될지 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착한 사마리아인이나 오지랖이 넓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으니 그런 사람들이 사회를 지키는데 일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저자인 테레사 드리스콜은 저널리스트로 오랜 기간 활동하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책의 문체가 상당히 건조한 편입니다. 문장을 배배 꼬거나 복잡하게 이어 쓰지도 않는 편입니다. MZ세대가 익숙한 플랫폼에 최적화된 문체라고 느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다 보면 약간씩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게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문체의 문제인지는
아직 판단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초반에는
소설 제목인 [아임 워칭 유]라는 어감에서 주듯이 단순한
스릴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기자 출신인 저자의 시선 때문인지 가정 문제, 10대-20대 특유의 질투와 열등감, 2차 가해 등 여러 가지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실종된 소녀인 애나와 같이 있던 친구 세라의 이야기는 당혹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한편으로 연민을 자아내게 해서 입체적으로 그려졌던 인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도 학창시절에
한창 친구들이나 동기들간의 질투심으로 인한 기싸움이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떠오르게 했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초반에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그려지기 때문에 1인칭 시점이구나 싶었는데
의외로 다양한 화자의 관점에서 그려지는 게 이 소설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애나의 친구인 세라, 애나의 아버지 등 각자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서로 장면이 교차되면서 설명하는 부분은 영화의 미쟝센을
노린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첫 소설이어서 그런지 작가가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내려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설에서 스토킹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인데 차라리 이 내용을 좀 더 강조하거나 다른
소재를 조금 덜어내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클라이맥스에서 결말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소재가 한꺼번에 터지다 보니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회 전반적인
이슈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잘 느껴지는 소설이었고 간결한 문체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