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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 - 김봉렬의 건축 인문학
김봉렬 지음 / 플레져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고 오주석 교수님의 [한국의 미 특강] 이후로 한국인 고유의 미와 우아함을 뽐낼 수 있는 책이 새로 발간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가 바로 그 책입니다. 앞선 두 책의 경우 한정된 분량 안에서 최대한
여러 사례를 소개해야 했기에 많은 사례를 경험해볼 수 있지만 깊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이번 책은 각 장마다 중점을 둔 유물, 유적지가 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과 그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사진이 굉장히 고화질이라는 것을 막눈인 제가 보기에도 알 수 있을 정도라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예전에 고궁 읽기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관심을 가져야 결국 볼 수 있다는
서문이 기억나는데 그 관심과 애정을 통해서 이런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낼 수 있던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자인 김봉렬 교수님은 건축계의 구루 중 한 분으로 저서 중 한 권인 [The
secret spirit of korean architecture]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관의 100대
도서 중 하나로 선정된 책이기도 합니다. 시대별로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기에 삼국시대 같은 경우에는
각각 대표사례 한 곳이 소개되었는데 백제의 경우는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이 소개되었습니다. 무왕이 과연
서동요의 주인공이 맞느냐, 철왕으로 유명했다는 얘기가 사실이 맞느냐 라는 논란에 관해 동일인물이 맞지만
성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저자의 제안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파주의 혜음원이 (현재는 혜음원지)가 고려 시절 행궁이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또한 기하학적 기법보다는 유기적 질서에 따라 건립되었고, 이 질서를
창덕궁이 이어받았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시대와 왕조는 달라지지만 같은 뿌리를 이어받았기에
가능한 기법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뿌듯해 지기도 하더라구요.
한국의 예술과 건축을 얘기할 때 흔히 여백의 미를 언급하는데 사진상으로도 그 점을 잘 살린 점이 좋았습니다. 외국인이 보더라도 따봉을 날릴 것 같더라구요. 영국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번 책을 보니 우리나라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동이
어려운 지금 읽어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구요. 여러모로 눈이 즐겁고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