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없는 수학책 - 하버드 천재 소년이 보여주는 구조와 패턴의 세계
마일로 베크먼 지음, 고유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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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항상 제게 어렵고 다가서기 힘든 분야였습니다. 문과 출신인 저는 고등학교 때 함수부터 어려움을 겪다 미적분부터는 거의 손을 놓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학은 우리 삶과는 큰 관련이 없어! 라며 자기합리화를 하며 살아왔지만 의의로 이 수학이 우리 삶과 너무나 밀접하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수학과 저의 거리를 좁혀주기 위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마일로 베크먼(Milo Beckman)15세에 하버드에 입학한 소위 수학천재로 미국 ABC 방송사의 GMA, 외신 이코노미스트, 뉴욕 타임즈 등에 출연 및 보도될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숫자 없는 수학책]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된 이 책은 수학이 공식보다는 철학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수학문제를 풀다보면 공식과 수많은 증명에 치여서 힘들어질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게 없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거든요. 다행히도 숫자는 없었습니다. 대신 위상수학’, ‘해석학’, ‘대수학등 수학의 분류와 정의에 대해서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의에 대해서 설명만 줄줄 늘어놓으면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생활과 밀접한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목걸이의 모양을 바꾸면서 도형을 설명하거나, 선을 늘이고 잇고 키우면서 차원을 설명하는 등 보다 쉽고 친근하게 설명하려고 한 저자의 노력 덕분인지 보다 직관적으로 수학의 정의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다만 해석학 부분에서는 무한과 무한+1, 연속체 등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이해가 좀 어렵더라구요. 수학이 괜히 수학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읽으면서 왠지 기고했던 글들을 편집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자의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유튜브를 운영 중이더라구요. 구독자가 1천명이 채 안되는 걸 보니 인기 유튜버는 아닌 것 같지만 짧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수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대분류인 위상수학’, ‘모형화등에 대해 각 파트가 시작할 때 짧게 그 의미를 설명해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책을 보면서 위상수학이 뭐지????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구글에 검색해서 찾아보게 됐는데 설마 이게 독자들로 하여금 검색하게 함으로써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작가의 전략이라면 엄지 척!! 해드릴 것 같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의외로(?) 대수학이었는데요, 어렵게만 보이던 증명에서 우리가 알던 여러 증명 예제들이 등장하고, 추리소설에 흔히 나오는 추론 방식도 대수학의 하나였다는 점을 알게 되니 더 흥미가 가더라구요.

이번 책을 읽고 느낀 것은 수학이 왜 아름답다고 하는지, 수학을 왜 철학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심도 있는 수학의 세계에 풍덩 빠지기는 아직은 어렵지만 그 세계에 발을 담그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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