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는 당나귀답게 마음이 자라는 나무 4
아지즈 네신 지음, 이종균 그림, 이난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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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로 둘러싼 굳건한 정신

푸른숲이 아지즈 네신의 단편들을 모아  몇 권은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로 엮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출간했는데
내가 읽어도 무릎을 치며 '옳거니!' 하게 된다
빗대어 말하기의 대가, 그의 책 읽기 두 번째

'네신 재단'에 봉사를!

너무 친절하게 동화로 설명해주니 어리석은 나는 이제서야 세상을 조금 알았다고 하면 창피하겠지
어떤 단편은 송두리째 적어두고 싶어 근질거리기도 한다
단편 <양들의 제국>과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로 뽑힌 사연>, <자신을 죽인 파디샤>의 비유는 얼마나 명쾌하고 놀라운지!

(허나 이 책 또한 교열이 틀린 곳이 종종 있는 듯해서 자꾸만 눈이 갔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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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남긴 한 마디 - 아지즈 네신의 삐뚜름한 세상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9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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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갑고도 무거운 웃음'이란 말이 딱
<당나귀는 당나귀답게>보다 좀 더 짧고 조금은 무겁게
그러나 여전히 씁쓸한 웃음 웃고마는

아지즈 네신의 두 권의 신간을 포함한 네 권의 책 더 읽어내리기

 


가는 곳마다 자신의 마음 속에 좋은 일을 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충만한지 입이 닳도록 떠들어 대었다.
- '까마귀가 뽑은 파디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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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견딜 수 없어! - 아지즈 네신의 유쾌한 세상 비틀기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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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즈 네신의 짧은 우화들이 <푸른숲> 출판사가 아닌 <살림Friends> 출판사에서 기획되어 출간되었다
그의 자전소설인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도 청소년 문학선으로 함께 출간되었다
글쎄, 청소년이 읽기에는.... 후후후, 아닌가, 이 정도는 읽어줘야 하나...

 
아무튼, 짭짤하게 이득을 못 본 탓일까... 그래도 번역은 계속해서 이난아씨가 맡아주고 있다
다행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여전히 교정 교열이 엉망인 부분이 눈에 띄어 읽으며 연필이 필요했다, 버릇처럼
 

이 짧은 우화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도 신기하게 맞물리는 것 같더라
이 눔의 통치자들은!

단편 <아, 우리 당나귀들>과 <우리집>은 그야말로 수작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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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털 엔진 견인 도시 연대기 1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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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다운 묘사와 상상력
소설 사이사이에 그림이 곁들여졌더라면 굉장했을 것 같다
영화는 본다지만 SF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는데(지금까지! 왜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을까)
같은 장르는 아니지만 <더 로드> 이후 멋진 작품 발견
SF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더 좋은 리스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견인도시연대기 시리즈가 언제 번역 출간될 지 모를 일이여서 한 권을 금새 읽어내리고는 허전해하다
이런 재미로 공포, 추리, SF, 판타지 소설들을 읽는 모양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도 책으로 한번 읽어봐야 하나... 후후

도시가 다른 도시를 견인하다니! 요즘 읽고 있는 커트 보네거트의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에서 로즈워터가 존경하는 장르... 후후

장하준 교수 추천대로 '문학적 재미와 예리한 사회비평을 동시에' 담아냈다
아주 착한 계몽 SF소설, 후후후, 게다가 영어덜트 소설답게 쉽고 간단하다
미래에도 문제는 언제나 같은 문제가 되어 회귀를 생각하게 될까
 

여전히 오탈자가 꽤 되었다 =ㅅ=;;
홍인기 SF평론가 겸 교수의 '천의 글'에는 <모털 엔진>을 <모텔 엔진>으로 표기되었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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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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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오, 이렇게 걷게 만들어서. 이제 어디 가서 따끈한 국이라도 듭시다.'
이런 말이 듣고 싶어서 나는 이상주의자인 모양이다
 

윤대녕의 소설을 처음 읽게 되었을 때 나는 이제하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를 떠올렸고(매번 쓰고 있다, 후후),
홍상수의 영화들을 볼 때면 윤대녕의 소설들을 떠올렸다
(최수철의 소설과 김기덕의 영화는 내겐 상당히 까다로웠다, 이 말은 뜬금없다, 후후)

독자들은 <대설주의보>를 읽고나서 그가 다시 회귀했다거나 그 옛날의 감성에 닿아있다고 했는데
내겐 어쩐지 조금은 돌고돌아 제자리 같은 느낌이었다
회귀라는 말에는 아득함이나 진한 향이 느껴지지만, 돌고 돈다는 것은 맴돌다 윤대녕이 나가 떨어지거나 내가 나가 떨어지거나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만의 소재와 이야기에 심하게 관록이 붙었다고 할까, 아니면 전문이 되었다고 할까...


3월, 겨울, 눈, 절, 버스, 일본, 출판사, 카피라이터, 맥주, 횟집, 상기, 그림, 오피스텔...
후후후
언제나 윤대녕의 반복되는 코드를 읽어내는 일
신비와 몽환의 분위기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문장들의 의미를 읽어내는 일
이 소설에 이르러서 급기야, 더욱더,
윤대녕씨의 실제 말투가 궁금해졌다!
직접 만난다면 괜히 이것저것 물으며 말투 듣고픈데, 풉, 사실 만나면 말도 못 붙일 것이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저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촌스러워서


<도비도에서 생긴 일>, 참 쓸쓸하고 씁쓸했다
윤대녕의 글 중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서산시청 뒤에 진국집이라는 유명한 한식집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흐흐흐
<여행, 여름>, 좋았다

순서대로 <보리>를 먼저 읽는다
언제나처럼 등장인물은 약속보다 먼저, 혹은 그저 머물다 기억을 더듬게 되는 옛 어딘가로 자꾸만 향한다
이번에는 '그'가 섬세하고 아련한 인물이고 작가가 자신을 살짝 드러내듯 꾸미는 감성들도 역시 닭살스럽게 돋아 있다, 흐흐
남자들이 윤대녕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일탈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에는 뭔가가 더 보태져 있는 느낌이다
<도비도에서 생긴 일>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어쨌든 마음이 불쑥 허허로워져'(p. 214)
답이지 않을까 싶다, 홍상수의 영화들이 생각난다

 
'복숭아나무 가지에 맺힌 꽃봉오리가 이내 터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래, 언제나 저 스스로에게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흘러가는 물의 성품을 깨닫고 살아가야 할 텐데.', '그게 누구든 과일과 칼의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되리라.', '일순 바람이 불어갔던가.', 회색 물방울 무늬가 점점이 찍힌 붉은 넥타이가 수경의 눈을 찌르듯 압박해왔다.', '난 너무 오랫동안 익숙한 길로만 다녔어', '그제야 수경은 알 것 같았다. 저 커다란 나무가 정령처럼 마을을 지켜주고 있기에 다들 소리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날마다 나무에 와서 절하고 의지하면서 말이다. 수경은 오래전에 자신이 내뱉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차라리 500년쯤 묵은 느티나무 옆에 혼자 집을 짓고 살겠어요. 아무리 함부로 내뱉은 말일지라도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오게 마련인가보다.', '아, 드디어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그때 그를 보내지 못해 결국 내가 나를 해치려 드는구나. 혀를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는 그를 붙잡지 않으리라. 수경은 몇 달째 입안에 담아두고 수없이 되풀이했던 말을 보리밭 고랑에 누워 읊조려보았다. 귓전에 개울물 소리가 들려왔다' 

라니, 내 눈을 의심했지만...
여주인공의 독백들은 흔하고 유치했으나 언제나처럼 모든 여자들이 멋진 것은 아니니까! 이 또한 이번 소설집에서 처음 만나본 것 중 하나였다
그리고 여전한 '~이오' 체!, 풉, 그래서 비현실적이고 아름답지


<오대산 하늘 구경>, '다소 불가해한 일이지만 그런 관계도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런 관계'가 있다. 이젠 전공이 되었다. 내면이 고독한 남자들은 언제나 약하면서도 강한 내외적으로 외로운 여자를 잘도 알아낸다
여자들은 돈이 없이 애처롭거나 돈이 있고 평범하며 건조하다
남자들은 언제나 동일 인물이다, 후후
그리고 여주인공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삼촌이 다른 여자들에게서 구하는 것은 사소한 것들이에요. 말하자면 호텔 여직원의 훈련된 미소나 서비스 같은 거. 그런 건 원래 집에 없는 거니까요."
"나한테 바라는 게 없다는 것 잘 알아요. 단지 삼촌은 가끔 베풀어주고 싶은 어떤 여자가 필요한 거예요. 언니한테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초기에는 남자들이 신비한 여자들 때문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궁금해했다면
이제는 여자(문자 그대로의 여자라기 보다는 하나의 상징으로써)나 삶의 모든 것에 꽤 초월해 있고, 말을 아끼며 명상단계로 들어간 듯 보인다

소설집 <대설주의보>를 읽고 문득 앞으로의 윤대녕의 소설이 홍상수나 이창동의 영화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같았으면'이라는 의미는 내용을 떠나 내가 그 감독들의 영화에서 느끼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윤대녕의 소설도 이젠 담담하고 편해지고 있는 것이다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평론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윤대녕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아~ 훌륭하구나, 후후

사실 아주 큰 울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았는데, 되려 평론 읽고 되새김질 했다는... 내가 언제나 깨달음과 정리가 많이 모자란다 =ㅅ=;;
 


윤대녕씨가 신간을 발표해서 감사하고, 품절 혹은 절판인 생각의 나무 출간 도서들이 속속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출간 되고 있어 감사하다

다음 글들이 꽤 궁금해지는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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