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 용산 걸어본다 1
이광호 지음 / 난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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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불가능하지만, 또한 불가피하다. 너에게 꼭 어울리는 이름은 없다.

 

 

                                                         [...] 걸을 수 있는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깊은 병과 공허로부터 자신을 보존할 수 있는 시간을 얻는

것이다. 걸을 수 있는 인간은 숨을 쉴 수 있는 인간처럼 축복받은 존재이

다. 걸으면서 내 몫의 환멸을 아주 조금씩 발끝으로 내려놓을 수 있다.

   걸으면서 중얼거리는 자가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하고, 너는 나를 듣지

않으며, 나는 네 안에서 나를 듣는다.

 

 

 

-

아주 웅숭깊지는 않아  발맞추기 좋은 정도의 멜랑콜리가
오래 오래 간직되고 이어지는 생.
<사랑의 미래>에서처럼 기존 글의 형식에서 벗어난 '너'라는 부재를 향한 詩적 독백이 감성을 건드리고,
'지나치게 산문적인' 용산의 거리들을 함께 거닐며 알아가는 것들도, 반성하는 것들도, 격분하게 되는 것들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출간될 '걸어본다' 의 작가들을 살펴보니 믿음직스러워서 기대되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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