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이런 감정을 가져본 적 있어? 여태까지 애착을 갖고 있던 것이 지긋지긋해지는 것, 갑자기 아주 지긋지긋해지는 일 말이야.
하루라도 더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모든 것이 이전과 똑같아. 방과 집과 거리 모두가 말이야. 갑자기 모든 것이 변해서, 밉고, 참을 수 없이 적막하고, 적의를 품은 듯 보이게 돼. 그러면 떠나야만 하는 거야. 정말 떠날 때가 된 거야. 자기도 모르게 이미 우리는 이 모든 사물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끄집어냈던 거야. 사물들은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보니까 사는거야.-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