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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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마사지 DVD를 샀지만,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늘도 포장조차 뜯지 않았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p. 108)

 

의 수짱처럼 데려다 놓고, 모셔다 놓고, 선물받고 완전 기뻐하지만

'언제든지'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같은 일, 같은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사느라

바라기씨가 보내준 마스다 미리씨 책 세 권을 생각과는 달리 천천히 읽어내 오늘로 마침표

 

세 권 중 읽고 싶은 순서대로(제목이 마음에 든 순서대로?) 읽었다

주말엔, 내가 정말, 결혼하지...

다음, 그 다음 책으로 갈 수록 감정의 소요가 커졌다, 딱 읽은 순서대로 

(이 순서대로 페이지 동그라미가 많아지고 있다) 

사실 그럴 것 같아 일부러 거꾸로 정한 순서였다는 게 솔직한 건가

 

<주말엔 숲으로>, 가볍게 웃으며 읽다가 왠만한 인생 지침서와 맞먹는 만화책이라니! 하며 신기해했고 

(만화책이 이렇게 에세이 한 편 읽는 것 같다면야 얼마든지! 다음엔 눈도장만 찍어둔 미메시스의 책들을 읽어봐야겠어, 진짜로... 

 아! 엉겅퀴꽃에 대해 언급한 건 시인과 촌장의 노랫말 이후 글로는 처음 만난 듯해 소리내어 발음해봤다, '엉겅퀴꽃')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공감하며 살짝 진지해졌다가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결국 난감해졌다

평소 이런 류의 생각들을 정의 내리지 못하곤 했는데

마스다 미리씨는 솔직 담백하게 모두 정리해내고 있더라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답이 있건 없건, 답을 주건 못 주건

그래, 저마다 표현은 다르지만 대부분 비슷한 것일까... 

 

<주말엔 숲으로>의 눈토끼 사진은 깜짝 선물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의 텅 빈 페이지는 함께 작은 숨 한번 쉬어내기로,  

소소한 디테일에 신경쓴 작가와 출판사 모두에게 감사를... 

 

아껴두고 가끔 다시 꺼내 읽어볼 것 같다

그때마다 나만의 생각을 다시 정리하며 그때마다의 나이를 되새겨 보겠지

 

행운의 편지처럼 결국 나도 다른 이에게 선물한 책 

매양 눈도장만 찍어놓고 실제로는 읽지 않는 내게 보내주어 빛을 보게 만든 바라기씨에게 큰 감사를!  후후  

아, 정말 신경숙 소설가 만큼이나 내 처지와 비슷한 글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이 옆 나라에 또 있었다니, =ㅅ=;; 

 

 

(태어나 책으로 된 만화책을 읽은 것이 마스다 미리씨 책이다

바라기씨 덕에 킥킥, 싸아, 으음, 흐음... 하며 잘 읽고 있는데

만화를 읽을 때도 이렇게 더디구나, 줄기차게 읽어대지 못해서 그런가

또한 책 읽다 처음으로 당황, 좋은 글귀를 만났을 때 만화책은 어떻게 밑줄을 긋거나 빗금을 긋는 것이더냐

버릇처럼 샤프 펜슬을 들었다가 순간 난감해져서 쪽수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ㅅ=;;

이 짓은 시집에나 하는 짓인데 =ㅅ=;;) 

- 처음 읽던 어느날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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