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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빨강
편혜영 지음 / 창비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부 같은 글쓰기의 길고 집요한 집착은 여성스럽지만 나머지는 모두 남성 작가의 글같다는 생각이 드는 문체였다.
내가 편혜영의 소설을 처음 읽은 느낌 중 가장 큰 것은 이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만의 코드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를 연상시키는 Y시에서의 주인공의 삶은 내가 다 진저리가 났다.
그로테스크한 상황이나 묘사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의미없는 존재가 무서운 소설이었다.
"사소한 기억, 과거의 추억, 그런 것들을 다 잃을 경우에, 결국 자기 존재 자체가 희미해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결국에 사라지는 존재의 이름이기 때문에 '몰'이라고 지었어요. 사라질 '몰'(沒)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