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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우다 도모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효형출판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오키나와에 대한 환상이 있다.
그 환상을 품은지 7년 정도 되었다.
신혼여행으로 가고싶다고 생각한 유일한 장소였다.
결과적으로 신혼여행은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었고,
다음 달, 나는 7년만에 드디어 오키나와에 가게된다.
나의 첫 해외여행이자(신혼여행 제외),
7년 동안 꿈꿔왔던 장소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자
오키나와에 대해 쓰인 책들을 찾아보았다.
이 책은 결코 여행에 관한 책이 아니지만
책 제목의 두가지 키워드가 나를 사로잡았다.
'오키나와', 그리고 '헌책방'
나의 로망인 '헌책방'을 다른 어느 지역도 아닌 '오키나와'에서 열다니!
이건 나로선 보지 않을 수 없는 책인 것이다.
나는 일본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담담하고, 담백하고,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
장르를 불문하고, 적어도 내가 읽어본 일본 책들은 대부분 나에게 그런 느낌을 안겨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느 대형서점의 직원으로 일하다
어느 날 그 서점의 오키나와 나하지점으로 발령을 받게되고
그곳에서 약 1년 반 가량을 근무하다
그 일을 그만두고 그 근처의 시장 안에 작디 작은 헌책방을 운영하게된다.
처음엔 외지인으로서 오키나와에 헌책방을 열고,
정착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다거나, 커다란 현실의 벽에 부딪히지만 결국 극복해내는
뭔가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있으려나 살짝 예상해 보았지만
그런 것.. 전혀 없다.
작가는 어찌보면 조금은 충동적으로.. 우연히.. 어쩌다 보니.. 헌책방을 하게되었고
준비 과정도, 시작도, 운영하는 문제도 너무나 순조롭게, 잔잔하게 이뤄지더라
처음엔 역시.. 뭘 하든 이 사람처럼 인맥이 넓고 운이 따라주어야 하는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 살짝 자격지심까지 들기도 했지만..
여튼 독자로서 이런 이야기의 흐름(?), 책의 분위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의 분위기, 요소들이 모두 베어나더라..
작가는 한국 독자들에게 쓴 서문에서 자신의 책방에 들르라는 말을 남겼다.
다음 달 오키나와에 갔을 때, 이 책을 들고 찾아가서 인사하면 반가워 해줄까?
아니, 그 전에 내가 그럴 용기를 낼 수는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