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독서 - 감성좌파 목수정의 길들지 않은 질문, 철들지 않은 세상 읽기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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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바닥을 기어다니는 애벌레의 삶이 나비로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환골탈태를 위한 작은 혁명이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 앞에 주어진 끝도 없는 경쟁의 레일을 탈피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달리 별 수 없다는 이유로ㅡ, 어차피 세상에 다른 존재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맹목적인 경쟁의 공간에 숨을 허덕이며 머문다. 무리에서 이탈하여 자신만의 길을 가는 데는 그야말로 혁명적인 결단, 무수한 망설임과 회의를 막아줄 수 있는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를 안아주고 키워준 둥지의 안온함을 박차고 일어서서 세찬 비바람과 우연한 사건들이 기다리는 세상에 몸을 던지는 것. 거기서 다른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면 분명 우리에게 그럴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는 것이니.

 계속해서 같은 질문이 우리 안에서 들려온다면, 그건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신호이며, 그 답을 찾기 위해 다른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나가면 얼어죽고, 안에서 버티면 말라 죽는다"는 말로 우리는 틀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겁박한다. 오장육부가 부패해갈지언정 일순간 얼어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암시로 썩어가는 시스템은 언제나 생명을 연장해왔다. 그러나 과감하게 경계를 넘어서본 사람은 안다. 세상의 끝은 낭떠러지가 아니라는 걸.

100미터 달리기는 달린다는 순수한 즐거움을 숨을 헐떡이게 하는 고역으로 탈바꿈시켰다. 경쟁이라는 극약이 한 방울 들어갔을 뿐인데. 출발선에 서서 빵 하는 총소리를 듣고 튕겨져 나가 죽어라 달리는 그 일은 굴욕스러웠다.  달리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하나같이 괴물이 된다...  우리 인생은 어떤 결단이 스스로를 구해내지 못한다면, 끝도 없이 이어진 100미터 달리기의 연장이란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동지). 내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생각이 동지를 만나 공명하게 되면, 내 생각은 마치 신의 목소리처럼 강력한 힘을 얻는다. 생각이 행동으로 전환되는데, 동지를 얻는 것만큼 강력한 촉매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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