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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 - 감성좌파 목수정의 길들지 않은 질문, 철들지 않은 세상 읽기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3년 8월
평점 :
이런 저런 이야기로 요즘 구설수에 있는 작가 목수정.
그녀의 책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느낌과 깨달음을 갖게 하지만 온전히 편견없이 받아들이기엔 아직 어색하다. (불편하달까)
그래 빌려놓고 한달을 넘게 열지 않았던 책, 월경독서.
책과 관련된 책은, 저자의 이야기 글쓰기 수준이나 다루는 책의 성향에 따라 질이 정해지는데.
이 책에 다루는 책은 위대한 진리를 다루거나 유명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녀의 삶에서 (특히 힘든 유학시절등에) 그녀에게 무언가 감흥을 준 것들을 그녀의 시선에서 해석하고 느끼고 있다.
여기 언급된 책을 구집이 다 읽어봐야 할 필요성은 없는 것 같고 가면고, 몽실언니, 우주로부터의 귀환,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미국민중사에 밑줄을 그었다.
예민한 영혼의 소유자인 그녀가 민주노동당에서 일을 하고 파리를 오가며 살고 68세대 남자와 살며 비혼으로 아이를 낳고...
용감하고 강하고 상처받기 쉽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드는 작가.
요즘 불합리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비굴하게 하루하루를 참고 외면하며 살면서 자존감이 죽어가고 있는 나. 그래서인지 책에서 가슴에 와닿는 구절구절은 힘의 논리로 보통의, 약한자를, 평화로운 존재를 대하는 세상에 대한 언급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고등학교 때 읽어서 스토리는 기억에 나지만 몸으로 와닿지는 않은 책이다. 왜 계속 세상에서 언급되는 책인줄은 알지만, 그냥 이런 내용이구나~만 하고 지나갔는데. 그녀는 비슷한 시기 집이 경제적으로 망하면서 이 책의 내용과 몸으로 똑같이 살았다. 아직은 아니고 나중에 한 번 더 읽어야겠다.
*가면고(최인훈): 광장말고는 모르겠다. 지금 프로필을 찾아보니 작가분도 많이 늙었구나.
*이사도라 던컨: 여기서 그녀의 이야기를 본 것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단순히 현대무용 창시자에 스포츠카에서 스카프가 목에 감겨 죽은 사람으로만 들었는데...최승희를 보는 것 같다.
*몽실언니: 아~ 이 책이 권정생선생님 책이었구나. 봉순이언니랑 헷갈렸는데....중학교 내내 엄마가 머리를 잘라준 덕에 우리집에서 내 별명은 몽실언니. 드라마로만 기억되던 이것이 권정생 선생님 작품이라니. 그리고...
연약한 생명을 사랑으로 보듬어 튼실하게 키워내는 숨가쁘면서도 가슴 벅찬 여정. 살림. 자신을 비롯하여, 주변의 모든 생명을 끊임없이 사랑으로 살려내는 바로 그 일.
그냥 보았으면 이게 무슨 신파인가 했을 것이다. 37살 된 이나이에도 엄마 손에서 나오는 밥을 먹고 옷을 입는 내가 말하기엔 차마 부끄럽지만....살림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란 것에...말이 막힌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그녀는 이책을 쉽게 구하기 어렵다고 아쉬워했지만..2013년 출판사 이루에서 다시 냈다. ㅎㅎ
*미국민중사: 호모사피엔스, 지혜로운 사람의 뜻의 잉 이뉴는 남다른 공격성으로 네안데르탈인들을 절멸시키고 살아남았다. 잔인한 공격성을 가진 인류의 천적은 인류 자신. 언제나 소수긴 해도 빛과 진리와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본능도 있다. 고통스럽지만, 언제나 권력의지를 가지고 가장 먼저 뛰어오르는 자들은 호모사피엔스의 공격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타고난 자들이고, 우린 앞으로도 그런 자들을 끊임없이 역사의 무대에서 만나야만 한다. 그들이 날뛰며 제멋대로 파헤쳐놓은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반대의 성향을 가진 호모사피엔스들, 평화와 평등,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연대의 손길을 맞잡고 끈질기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