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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ㅣ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재미있는 주제의 제목과 멋진 디자인으로 2006년 발간시부터 알고 있던 책이지만, 이상하게 화제가 되는 책을 기피하는 본능에 묵히다 가벼운 독서를 하고 싶어 읽어보았다. (벌써 십년이나 지난 책이라니~~2~3년전 같구만 ㅜㅜ)
지금 작가소개를 보니, 법학부 졸업생이군. 똑똑한 문과생이었나 보오.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예술적 소양도 풍부하고 이를 행하는 과감한 실천력까지 있는 경우.....나는 존경까지는 아니지만 쫌 부럽고 쫌 작아진다. ㅎㅎ
영화로 만들기 나쁘지 않은 소설같다. 음악과 비주얼 묘사가 제법 있다. 치바가 일할 땐 언제나 비가온다면서도 눈이 펑펑 내리거나 흐르는 강가를 몇 시간씩 트래킹한다거나 풍경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읽다보니 왠지 이런 내용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한 장면까지 나왔을 땐 조금 식상했고...(마지막화에서 눈부신 하늘과 바다를 보고 감동받은 사신. 그러나 늘 일할 때마다 비가 온다는 설정을 뒤집을 만큼 이해되는 에피소드도 없이 순순히 푸른 하늘을 보여줘버리는 작가)
소설은 쉽고 재미있다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전반부의 등장인물들에 대하여 후반부에 후기처럼 나오는 부분도 있어 나름 여운을 준다. 그러나 치바라는 사신에 대하여 성격이나 성향을 너무 스스로 나레이션을 통해 그리고 있어 조금 유치하다. 시리즈로 나오지 않더라도 차라리 죽음의 대상이 된 사람들의 눈으로 치바의 행동이나 표정을 묘사하면 더 은은하게 카리스마가 있을 텐데.. 자신이 설정한 치바의 모습을 우리에게 똑같은 이미지로 전달해주고 싶어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
아 그리고...이 작품....회마다 시기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는 것 같은데...앞에 나왔던 등장인물이 50년 정도 지나 늙어 죽게되었을때 치바가 다시 찾아가는 마지막회가 있다. 그전에도 시대에 따른 고증이 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이 드는데 이 마지막화는 좀 심하다. 50년의 간극에도 일본은 전혀 변한게 없다니. 여전히 카세트라디오를 틀고 시내 아케이드 상가에 음반매장이 있고 거기에 cd를 넣고 헤드셋으로 음악 감상을 하며 시시껄렁한 고등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란. 그럴 거면 구집이 50년이란 시간이 지난 이야기를 쓰지 않았으면.
이러니 문과생이 욕을 먹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