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아는 비밀
소피 킨셀라 지음, 장원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동안 실용서만 읽었던 내가 이런 로맨스를 접하게 된하게 된 경로도 참 우습다. 두 눈을 일과 공부라는 두 가지에만 고정시키다 문득 얼굴을 돌렸을때, 내 나이 25살이라는게 딱 보이더라. 그래서 aladdin에서 "25살"이란 키워드로 검색해서 얻어낸 책이 [당신만 아는 비밀]...

표지만으로는 웬지 하이틴소설같아서 약간 망설여졌는데, 리뷰 두 편과 도입부문 잠깐 읽고 구매를 했다. 원래 책 사는데 돈 아까워 하지 않는 타입이라 사서보고 별로면 동생이나 줘야지 하는 마음에.

책을 받아들고 나서는 역시 so pink의 겉표지때문에 지하철 등의 공공장소에서 읽기는 약간 꺼려졌다. 게다가 표지에 그려진 여주인공 젠마의 여기저기 붙은 허구성 짙은 꼬리들이 유치해 보이기 까지 했으니...하지만 그것도 잠깐 책 몇페이지를 읽어 내려가다 보니, 헤어날수 없는 젠마라는 여자의 솔직함과 그 솔직함을 있는 그대로 깨끗하게 써내려간 작가나 번역가가 너무 고마울 정도로 재미있었다. 나도 책을 어느정도는 본다고 자부하지만 그렇게 상황에 따른 "개새끼"라던가 "씨팔", "나쁜년" 등의 욕을 주인공이 내뱉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내가 너무 고상한 책만 봤던걸까...'  그런데, 그 욕이라는게, 인터넷 댓글에서 마주쳤을때처럼 기분나쁜게 아니라, 조금 새로운 충격처럼 다가왔으니 나와는 코드가 맞았던 겐가보다. 그렇다고 내가 화났을때 젠마처럼 욕을 하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런사람들을 쌍스럽다 생각해온 나였는데, 젠마의 경우는 그게 더 솔직하고 당돌하게 보였으니, 아마도 책이나 영화등의 문화를 통해 얻을수 있는 대리만족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책에서 빠질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외에도, 완벽한 여주인공이 아니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케릭터라는데 있다. 싫은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기만 아는 소소한 방법으로 만행을 저지르면서도 정작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겉으로 뭐라 한마디 못하며, 똑부러지게 일을 잘하거나 뭔가에 뛰어나지 않으며 심지어 노력조차 않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자신들의 미래를 상상하는... 솔직히 나역시 그럴지도 모르며, 우리 주변에도 그런사람들은 많지 않은가...

이미 이런 리뷰나 도입문을 읽고 대충 줄거리를 다 알고있어, 초반에 별 재미를 못 느꼈던 당신이라도 이 책의 1/3을 읽었다면, 직장이나 학교에서 이 책의 유혹을 떼기 위해 노력을 좀 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회사에서 이 책을 마저 읽고 싶어, 화장실에 책을 가져갈 정도였다. ^-^;; so pink의 겉표지 따위는 잊은채 지하철에서 킥킥거리며 볼정도이니, 가능하면 저녁먹고 읽찍 읽기 시작해서 자기전에 독서를 끝내는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어쩌면 모든 리뷰가 그렇듯 이 리뷰역시 지극히 (아니, 너무나) 개인적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로멘스 소설을 잘 안읽는 탓에 이 책에 유별한 흥미를 느꼈을수도 있겠고, 솔직한 내용이 내 숨어있던 감정선상을 건들였을수도 있겠고... 그저 내 나이 또래 여성들이 '뭐 하나 유별나게 잘하는것 없고, 연애도 못하는것 같고, 남들보다 쳐져보이고 미래가 걱정될때' 가볍게 읽으며 웃을수 있는...그리고 그렇게 웃고난 뒤에는 다들 사는게 똑같구나, 나만 이러는게 아니구나 라며 조금은 위안받을수 있는 책인거 같다. 백번읽어봤자 자기실의에만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실용서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조금은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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