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아이들은 결코 잊지 않아. 그녀는 제임스가 잘라 놓은 것들(냉장고, 잔디 깎는 기계, 야회복을 입은 신사의 사진)을 그러모으며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무척 중요하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난 후에야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그제야 누구에 대해서도생각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녀는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고, 홀로 있을 수 있었다. 이따금 필요하다고 느꼈던 건 바로 그것이었다. 생각에 잠기는 것. 글쎄, 생각에 잠기는 것도 아니었다. 말없이 있는 것, 홀로 있는 것. 모든 존재와 행위가 팽창하면서 반짝이고 시끌벅적하다가 흩어져 버린다. 그러면 사람은 엄숙함을 느끼며 오그라들어 본연의 자신이, 남들에게는보이지 않는 쐐기 모양 어둠의 응어리가 된다. - P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