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 누가 알겠는가? 친교를 이룬 순간이라도 누가 과연 알 수 있겠는가? 이것이 아는 걸까? 그렇다면 말을 함으로써 그것이 손상되지 않을까. 램지 부인은 이렇게 물었을것이다.(이처럼 부인 옆에 말없이 앉은 적이 꽤 자주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가만히 있음으로써 우리를 더욱 잘 표현하지 않을까? 적어도 그 순간은 특히 풍요롭게 여겨졌다. 그녀는 모래밭에 작은 구멍을 파고, 그 안에 그 순간의 완벽함을 묻어 둘셈으로 다시 덮었다. 그 완벽한 순간은 과거의 어둠을 살짝 담갔다가 환히 밝혀 준 은빛 방울 같았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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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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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별에 대해 숙고할 줄 알게됐다. 10억의 10억 배의 또 10억 배의 그리고 또 거기에 10배나 되는수의 원자들이 결합한 하나의 유기체가 원자 자체의 진화를 꿰뚫어 생각할 줄 알게 됐다. 우주의 한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 P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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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이들은 결코 잊지 않아. 그녀는 제임스가 잘라 놓은 것들(냉장고, 잔디 깎는 기계, 야회복을 입은 신사의 사진)을 그러모으며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무척 중요하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난 후에야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그제야 누구에 대해서도생각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녀는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고, 홀로 있을 수 있었다. 이따금 필요하다고 느꼈던 건 바로 그것이었다. 생각에 잠기는 것. 글쎄, 생각에 잠기는 것도 아니었다. 말없이 있는 것, 홀로 있는 것. 모든 존재와 행위가 팽창하면서 반짝이고 시끌벅적하다가 흩어져 버린다. 그러면 사람은 엄숙함을 느끼며 오그라들어 본연의 자신이, 남들에게는보이지 않는 쐐기 모양 어둠의 응어리가 된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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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쥐면 부서질 것만 같은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
지구는 극단적 형태의 민족 우월주의, 우스꽝스러운 종교적 광신, 맹목적이고 유치한 국가주의 등이 발붙일 곳이 결코 아니다. 별들의 요새와 보루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작디 작은푸른 반점일 뿐이다. 이렇게 여행은 시야를 활짝 열어 준다. - P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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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시작된 그들의우정은 암탉이 병아리들 앞에서 날개를 펼치던 웨스트몰런드의 길 위에서 점차 소멸했다. 그 이후에 램지는 결혼했고, 그들은 서로 다른 길로 나아갔고, 분명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지만, 그들의 만남은 그저 반복되는 경향이 있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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