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 누가 알겠는가? 친교를 이룬 순간이라도 누가 과연 알 수 있겠는가? 이것이 아는 걸까? 그렇다면 말을 함으로써 그것이 손상되지 않을까. 램지 부인은 이렇게 물었을것이다.(이처럼 부인 옆에 말없이 앉은 적이 꽤 자주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가만히 있음으로써 우리를 더욱 잘 표현하지 않을까? 적어도 그 순간은 특히 풍요롭게 여겨졌다. 그녀는 모래밭에 작은 구멍을 파고, 그 안에 그 순간의 완벽함을 묻어 둘셈으로 다시 덮었다. 그 완벽한 순간은 과거의 어둠을 살짝 담갔다가 환히 밝혀 준 은빛 방울 같았다. - P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