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다, 내 인생 -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신정선 지음 / 예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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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는 음식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함께 하고 싶은 것으로 인식될 것이다. 어쩌면 그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의 의미보다는 그것을 듣고 함께 기억하는 추억을 떠올린다면 그 맛은 배가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하는 충고보다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먼저 앞서지 않을까 싶다.


30명의 명사들이 밝힌 음식들이 책의 전체를 이루고 있다.
펼치는 순간 잘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이것은 거부할 수 없는 일종의 맛 퍼레이드 같다.
잘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 무엇부터 맛을 볼까하는 의미심장한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가는 문장 사이에 어떤 설득과도 같은 맛을 지닌 음식들이 다양한 추억과 함께 서린다. 최소한 나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 속으로 그리는 음식들이 있어 책을 읽는 내내 향기롭다.


이렇게 표현하고 보니 그 음식을 지목한 사람들의 내면의 모습이 함께 비춰지는 것 같아 그들을 엿보고 있거나 그들의 말을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항상 나에겐 어떤 음식이 좋을까 고민했던 것에서 벗이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번 주에는 이 음식으로 맛을 볼까 하고 메뉴를 정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것 같다.
연재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처음에는 왜 이런 연재를 시작할까 하는 다소 회의적인 목소리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으로 다시 읽어보니 행간에 담긴 음식의 고유한 맛이 다시금 살아나는 착각을 갖게 한다. 또한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보면서 이 책은 최소한 나를 만족시키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따뜻한 맛도 있고 차가우면서도 시원한 맛도 있다. 또한 달콤하면서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것들이 한데 어울려 최소한의 맛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책.
이 책은 여러 사람들에게 그런 맛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따뜻한 기억을 건네주고 헤아려주면서 나를 맛의 향연에 푹 빠지게 만들어 주었듯이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지목해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맛있는 것에는 항상 용서가 되는 나였기에 이 책에 담긴 맛을 한 번씩 보면서 내 인생도 멋지고 아름답게 해주어야겠다. 그러면 맛을 음미하고 떠올리는 동안은 행복하지 않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맛을 함께 느끼게 해주어야겠다.
당장 이번 주에 그렇게 해야겠다.


불현듯 핫도그와 인절미가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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