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대 사이에, 꽃이 필 때 - 안세아, 케임브리지에서의 늦은 사춘기
안세아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꾹꾹 눌러 놓았던 마음을 이제는 펼쳐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느닷없이 찾아온 가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변변치 않게 가을은 또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기억하는 것은 어떤 징표가 내 마음에 담겨져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모두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생각한다.

삶에서 늘 쫓기듯 원형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 나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여행을 위한 출발신호를 내린다. 이 책 <나, 그대 사이에, 꽃이 필 때>는 어쩌면 일상의 모습에서 찾아온 늦은 사춘기마냥 어디론가 떠나게 만든다. 저자 역시 청춘을 초상을 그리며 케임브리지로 발길을 옮겼다.

여행에서의 삶은 몸의 균형을 되찾게 하고 지친 일상의 활력을 되찾게 만든다. 또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그리고 싶은 삶의 정원을 그리도록 도와준다.

견딜 수 없어 떠났던 여행에서 막연한 그리움이 생기고 그 그리움이 이내 사랑과 슬픔, 그리고 기쁨의 영역으로 확대가 되어 나도 한번쯤 이곳에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이내 여행자는 그곳을 벗어나 또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만든다.

이 책은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나 활짝 웃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의 케임브리지에서의 삶은 우리에게 작은 징표를 던져준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이내 케임브리지로 떠나게 만든다. 여행서. 내가 읽은 이 책은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고 곧 그 삶으로 여행을 떠나게 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이 아닐까

가을, 여행, 노래, 슬픔.
단어의 열거해 놓고 보니 이 단어들이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가 제자리에 가져다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지금 나를 지배하는 모든 것들을 잠시 내려두고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게 만든다.

여전히 삶에 얽매여 있더라도 잠시나마 즐거운 책 읽기였다. 영국으로 떠났던 저자처럼 나는 또 어디론 가로 떠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늘 제자리를 맴돌겠지만 잠시마나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어서 우선 기쁘고 고맙다. 책 속에 담겨진 사진들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책장을 덮는다.

가을바람이 이끄는 대로 이제는 한번쯤 떠나 봐도 좋을 것 같다. 영국이 아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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