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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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솔닛의 경험을 빌리지 않아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자신감이 넘쳐서 정면 대결을 일삼는 사람은 유독 한쪽 성에 많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남자들은 자꾸 다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들며, 이는 명백히 젠더적 현상이다. "많이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든 모르든. 어떤 남자들은 그렇다."(p.15)

 

이런 남자들을 상대로 여자들은 이중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하나는 무엇이 되었든 문제의 주제에 관한 싸움이 벌어지는 전선이고, 다른 하나는 애초에 말할 권리, 생각할 권리, 사실과 진실을 안다고 인정받을 권리, 가치를 지닐 권리, 인간이 될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우는 전선이다." (p.25)

 

레베카 솔닛의 생에에서는 끝나지 않을, 인류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상대로 벌이는 이 전쟁에서 나머지 절반은 반드시 져야만 한다. 문제는 어떻게 질 것인가이다. 그냥 전쟁을 포기해서도, 무조건적인 항복을 해서도 안 된다. 상대에게 확실한 승리를 안겨주어야만 한다. 이 확실한 승패에 따라 모두가 자유로워질 것인지, 아니면 노예가 될 것인지의 여부가 달려있다.

 

모두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한쪽이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단순히 "남자들이 수행하는 제도적 활동의 일부를 여자들이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수준이 아니다. "지리적 차원에서든 상상력의 차원에서든 자유롭게 쏘다닐 수 있도록" "여러 실제적인 형태의 자유와 힘이" 주어져야 한다고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과 돈이 필요하다고만 말하지 않았다. 『자기만의 방』에는 "여성에게는 또한 대학과 전세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술집에서의 식사, 한밤중의 거리 산책, 도시의 자유로움은 우리의 자유에 결정적인 요소들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정체성을 잃기 위해서다."(p.144)

전쟁에서 지는 것. 그것은 젠더차이가 차별과 동일시 되는 고리를 끊는 것이다. 어떻게?

 

"오늘날 우리 중에 존재하는 현실의 카산드라들에게는 우리가 그 저주를 걷어줄 수 있다. 누구의 말을, 왜 믿을 것인가 하는 선택을 우리가 스스로 내림으로써"(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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