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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비행 - 생계독서가 금정연 매문기
금정연 지음 / 마티 / 2012년 8월
평점 :
누구든 책에 밑줄을 긋는 자는 하나의 질문과 대면하게 된다. "왜 하필 그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가?" 참으로 심플하고도 당연한 질문이지만 막상 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왜 살아가느냐/사랑하느냐'에 맞먹을 정도로 한없이 존재론적인 질문이니까. 마음에 들어서? 멋진 문장이라서? 그건 마치 밥을 먹으니까 살고, 예쁘니까 사랑한다는 대답과 비슷하다. 물론 딱 떨어지는 대답이 있을 리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고 또 밑줄을 긋는다.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며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것이다.
p.20
그러니까 왜 하필 그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다른 책을 펴들고, 또 밑줄을 긋고, 다시 다른 책을 읽고. 그렇게 끊임없이 독서는 연장된다. 비행은 끝날 줄 모르고 착륙을 위한 바퀴 따윈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