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 단비어린이 문학
이토 미쿠 지음, 김명선 그림, 고향옥 옮김 / 단비어린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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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의 즐거운 학교 만들기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 제목으로 보나, 표지로 보나 결말은 이미 정해져있지만 궁금할 수밖에 없다. ‘꼴찌하면 공부를 못하는 아이, 놀기 좋아하는 아이, 어른들한테 많이 혼나는 아이가 떠오르니까 말이다. 주인공 라이타도 친구들과 마키노와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인형 뽑기를 하느라 심부름 돈을 다 써버리다 엄마에게 크게 혼나기도 하고 전교 어린이 회장은 성가시고 벌칙 게임일 뿐이라 여길 정도로 놀기를 좋아하는 5학년 아이이다. 그런 라이타를 6학년 신도 라는 아이가 찾아와서 던진 말은.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 나가 보지 않을래? 내가 추천할게.”

(초등학교 때의 나였어도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을 거다.)

 

[“축구하다가 유리창을 깼을 때도 그래요. 설명해 보라고해서 설명하면, 변명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설명과 변명이 대체 어떻게 다른 거죠?”

학교의 이상한 점을 비판하듯 말하다 웃음의 소용돌이가 일었다. 20분도 넘는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155쪽 중에서-]

요새말로 사이다 같은 연설이다. 하지만 우등생 혹은 모범생이라 불리는 아이들은 절대 할 수 없을 거다.(항상 칭찬만 받고 사는 그들의 눈에 학교의 이상한 점이 보일 리 없겠지.)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 도대체 선생이란 사람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 할까? 본인과 마주 서있을 때 눈을 맞추면 머리에 손이 날아오고, 아이들에겐 경청을 가르치면서도 선생들은 본인들의 말만 말이고. 왜 시대가 변해도 꼴찌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 라이타의 담임 이누야마 선생님, 어린 학생들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하는 도미나가 교장선생님 같은 교육자는 드믄 걸까?

 

[“학교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학교에 올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친구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혹시 친구에게 상처주지 않았을까 자신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즐거워야 할 쉬는 시간을 심심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략-

학교는,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다는 것은 이어지는 것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와, 또 그 옆에 있는 친구와. 학년에 상관없이 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학교입니다.” -215쪽 중에서-]

라이타는 아침마다 교문 앞에서 인사, 점심시간마다 운동장에서 저학년 아이들과 놀기 등으로 선거 활동을 하면서, 담임이었던 사이카 선생에게 큰 상처를 받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오쿠무라, 친구인 오쿠무라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신도, 아침마다 교장선생님과 함께 인사를 오는 마리에, 부모들의 빈자리로 인한 마키노의 외로움 등의 사연으로 그동안 몰랐던 것과,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늘 학교가 심심한 아이였다. 조별 수업할 때면 어디에도 끼지 못할까봐 눈치를 봐야했고, 점심시간에 혼자 먹는 날이 많았고, 등하교도 혼자 일 때가 많았으니까. 내가 유일하게 아이들과 이어질 수 있는 기회는 학교가 일찍 끝나는 토요일 날 집으로 놀러오거나, 1년에 한번뿐인 생일날처럼 먹을 것들을 제공할 수 있을 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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