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와 오리 - 뿔이 생길 때 아프지 않을까?
이승환 글.그림 / 그림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둘이 함께 있을 때가 제일 좋아 

 

[“염소야,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오리야, 난 머리에 뿔이 생길까 봐 걱정돼.”

그게 왜 걱정되는 거야?”

뿔이 생길 때 아프지 않을까?”

글쎄..., 그럴 수도 있겠다.” -본문 중에서-]

 

부제목 그대로 뿔이 생길 때 아플까봐 걱정인 아기염소,(문득 염소, 사슴, 소 등이 뿔이 날 때 정말 아플까? 궁금해졌다.) 시무룩하게 앉아있는 염소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걱정해주는 친구 아기오리. 다음날 둘은 뿔이 안 나는 방법을 찾아 나서고 염소는 나뭇잎을 모아 머리에 쓰고 방법을 찾을 때까지 나뭇잎 모자를 쓰고 있기로 한다. 염소에게 아직 머리가 아프지 않는지 묻기도 하고 잠을 잘 때는 나뭇잎 모자가 벗겨지지 않게 날개로 덮어주는 오리.(나는 아기염소와 아기오리 중에 어떤 친구였던 때의 비중이 더 클까?) 또 다음날 둘은 다시 길을 나서던 중 염소의 나뭇잎이 조금 날아가고 잎을 더 가지고 오겠다던 오리는 길을 잃는다. 염소는 오리가 걱정되어 찾아다니지만 서로 길이 엇갈릴 뿐이다. 오리가 없어서 슬프고 심심한 염소, 염소가 걱정되고 재미없는 오리. 둘이가 공통적으로 슬픈 건 같이 놀지도 못하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는 거다. 다시 오리를 찾아다닌 염소는 집으로 가는 방향으로 떨어진 나뭇잎을 발견하고 걸음을 재촉하고 낯익은 그림자를 보더니 오리이길 바라며 나뭇잎 모자가 다 날아갈 정도로 빠르게 달려간다. 먼저 집으로 돌아와서 염소에게 줄 나뭇잎을 한 움큼 끌어안고 있던 오리는 염소의 머리를 보고 깜짝 놀라는데…….

 

[그날 염소와 오리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밤새 이야기하며 놀았어.

두 친구는 정말 즐거웠지.

가장 좋은 건 둘이 함께 있다는 것이었어. -본문 중에서-]

대학교 시절 2학년 2학기로 접어들면서 단짝이 된 복학생 애가 있었다. 공강 시간이 겹치면서 가까워졌지만 학교에서도 붙어 다니고 하교 후에는 문자를 주고받기도하고 밤에는 눈꺼풀이 천근만근이 될 정도로 메신저로 수다를 떨곤 했었다. 그러던 중 그 애가 취업을 나가고 내 반쪽이 떨어진 기분이었지만 수업시간에 나눠주는 프린트를 2장씩 챙기고 스크랩을 만드는 과정도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20대 후반에 좋지 않은 감정으로 헤어졌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5년 동안 매일 만나면서도 보고 싶어 했던 함께 있을 때가 제일 좋았던 시간들은 계속 잊지 못할 것 같다. 우리가 염소와 오리였던 시간들이니까.


 

-그림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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