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꼬불 눈 놀이터 - 별별마을 별난토끼 : 겨울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4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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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상식, 연예인만 하라는 법 없지

 

[토끼들은 어제도 그제도 온종일 함께 뛰어놀았어요. 그런데 마치 아주 오래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워했어요. 눈 속을 헤치며 달려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난 이럴 줄 알았어. 우리가 만날 줄 알았다고!”

나도 나도. 꼭 이렇게 될 것 같았다니까!”

토끼들은 눈으로 만들어진 굴 속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먹보는 가방에서 군고구마를 꺼냈어요. -36~37쪽 중에서-]

첫눈이 오면 만나자는 약속, 나는 해본 적 없다. 약속을 해도 잊어버릴 것 같고 첫눈이 오는 날 내가 기억하고 있어도 상대방이 정말 나올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별별마을에 별난토끼들은 8마리 모두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제일 먼저 도착해서 미로 놀이 길을 만드는 뜀박이, 옷과 털모자, 머리핀들이 가득 담긴 옷가방을 밀면서가는 멋쟁이, 친구들과 함께 먹을 군고구마를 빵빵하게 챙긴 먹보. 그렇게 귀여움과 개성이 또렷한 모습으로 눈 속을 헤치고 8마리 토끼들 모두 놀이터로 모이지만 두더지가 된 것인 양 각자의 눈 굴속에서 서로를 부르기 바쁘다.

 

함께 읽을 조카가 있다면 너는 첫눈 오는 날 친한 친구와 만나면 어떤 모습으로 갈 거야?’라고 묻고 싶다. 만약에 내가 별난 토끼라면? 친구들과 함께 먹을 과자나 구운 달걀 만들어갈 것 같다.(먹보와 비슷한가?) 아니면 보온병에 직접 내린 커피를 들고 가도 낭만적이겠지?(실제로 공예 관련 문화센터에 다녔을 때 손수 내린 커피 자주 들고 갔었다.)

 

[토끼들은 가장 아끼는 옷을 꺼내 입고 사랑방으로 향했어요. 손에는 상을 받은 친구에게 줄 선물을 들고요. 별별 토끼 마을 시상식은 좀 특별해요. 돌아가며 하나씩 주고 싶은 상을 만들어서 주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한테 상을 주어도 되냐고요? 무슨 상관이겠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운이 좋게도 무두에게 딱 맞는 상이 하나씩 주어졌으니까요. -50쪽 중에서-]

성인이 되어서는 상이라기보다는 이벤트 당첨 선물 혹은 대형서점 홈페이지에 내 서평이 오늘의 책으로 올라서 많은 포인트를 받은 정도이다. 하지만 소제목 나도 상 받고 싶어!’처럼 나도 정말 상 받고 싶다. 사회에서 상 받을 기회가 주어지는 건 대부분 연예인 연말시상식 혹은 노벨상, 문학계 정도인 듯하다. 그런데 별별마을에는 매년 서로에게 상을 줄 수 있는 훈훈한 연말시상식이 열린다. 그리고 그 상은 상대방의 개성과 장단점을 아주 잘 알아야 줄 수 있다. 나는 껑충상은 뜀박이, ‘깔끔상은 멋쟁이, ‘예절상은 원칙이로 예상했지만 라고 묻다가도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토끼가 받았다.

 

3년 전 마지막 달 31일 날 나는 나에게 무알코올 대상을 주었다. 우울하나 즐거우나 술 없이도 맨 정신으로 버티며 살았고, 회식이나 뒤풀이에서도 타인이 권하는 모든 술을 거절하고 물과 음료수로 분위기를 맞추고 건배를 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영광을 알코올의 자리를 대신해준 카페인에게 바쳤다.

 

,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로 만난 별별마을 별난토끼 친구들아! 또 만날 수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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